희망이되는꿈... 그것은 바로 나입니다 "내 꿈이 나를 힘차게 밀어주고 있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내 시선을 한동안 멈추게 했던 그 귀절이 잊혀지질 않는다. 감동, 충격, 놀라움, 벅참... 그것보다 먼저 현실로 인해 안일해져버린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이 앞섰던 글...
많이 변화되고, 발전되었다고 하는 시절을 살아가는 요즈음 역시 여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것도 가난한 집의 딸로 살아가는 사람에겐 희망이라는 꿈은 먼 이상이나 말 그대로 꿈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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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진규 그녀에겐 그건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 있는 것이다. 길가를 걷다보면 가끔 온갖 사람들에게 짓밟혀서 활짝 피어보지 못하고 그대로 말라버린 꽃들이 있는가하면 짓밟힘 속에서도 남은 생명을 기꺼이 고개 들어 생(生名)을 알리는 꽃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더 애틋하고 아름다운 꿋꿋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그 생이 얼마나 아름답고, 더 나아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가치를 일깨워준 여자! 그래서 나에겐 자극이 되는 그녀... 오히려 가진 것 없음이 그녀로 인해 과감히 전진할 수 있는 힘이 되었을까...
몸이 아프면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내일을 향한 아니, 오늘을 살아갈 의지를 잃어버리게 되듯 꿈, 희망이 없다는 것은 나를 지탱할 최소한의 힘마저 상실하게 되는 것 아닐까... 결국 그녀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서 도전한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자신의 살아있음을 보여 줄 희망이란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았기에 지금 많은 이들의 희망이 되어 있지 않나 싶다. 빌려오는 것은 아니다. 나 바로 나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 사랑에서 오는 힘이 아닐까...그것을 그녀는 보여준 것이다.
세월을 잊은채 지금도 캠퍼스 한편 아파트에서 책과 씨름하고 있는 서진규씨. 신문을 배달하는 등 어렵게 학비를 조달, 여고를 졸업한 후 가발공장에 들어갔다. 대학에 가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돈도 없었고 무엇보다 『 여자가 배우면 뭘해』하는 사회인식 때문에 행로를 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공부를 많이 해 박사가 되겠다는 꿈을 접을 수 없었던 그녀는 71년 어느날 무작정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유태인식당 한인식당 등을 전전하며 온갖 허드렛일로 생계를 이어갔다. 이국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러나 각오했던 어려움, 고생이 심할수록 도전하고픈 의욕이 샘솟았다. 우선 말을 배우기 위해 일하면서 공부하는 시간제 학생으로 대학에 등록했다.
그즈음 합기도 관장이던 한국남자를 만나 결혼해 딸 자스민을 낳았다. 하지만 여자의 사회활동을 바라지 않는 「한국인 남편」 때문에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다. 꿈을 결코 버릴 순 없는 스물여섯살의 「애 엄마」는 생각 끝에 여덟달배기 딸을 친척에게 맡기고 미군사병으로 자원입대했다.
조금만 힘들게 살면 여러가지 길이 보일 것 같아서였다. 얼굴색이 다른 18∼20세의 남자들 무리에 끼여 뒤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맹훈의 결과는 200여명 중 최우수 훈련병. 이후 병참학교에서도 최우수 졸업생이 됐다. 첫 근무지는 6년만에 돌아온 서울의 용산부대. 하지만 육군병장으론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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