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와 엘앤에프가 지난해 실적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동종 업계지만 원소재 내재화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는 평가다. 각 사 실적자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해 매출 894억원, 영업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7% 늘었다. 반면 엘앤에프는 2011년 매출 1263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달성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 감소했다. 에코프로와 엘앤에프는 2차전지 소재가 대표 사업 품목이다. 에코프로는 환경소재, 엘앤에프는 LCD 백라이트가 있지만 2차전지 소재가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한다. 두 회사 모두 양극활물질을 만들고 지난해 거래처인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수요가 늘었다는 것은 동일했다. 그런데도 실적에서 차이가 벌어진 건 양극활물질의 원자재, 전구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는 평가다. 전구체는 양극활물질 제조 앞단에 있는 재료다. 국내에선 일본, 중국, 호주 등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구체를 대량 생산 중이다. 이 회사는 전구체를 LG화학에 공급 중이며 양극활물질로도 만들어 삼성SDI에 납품하고 있다. 전구체는 에코프로의 2차전지 소재 매출 중에서 60~70%를 차지한다. 반면 엘앤에프는 전구체를 일본, 핀란드, 중국 등에서 사온다. 특히 니켈코발트망간(NCM)계 제품은 전량 일본서 구매하다보니 작년 한 해 엔고 현상으로 외환차손이 발생, 실적에 악 영향을 미쳤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환차손이 약 11억원에 달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이차전지 재료부문의 꾸준한 성장으로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판가 하락과 엔고 등 환율 변동에 의한 원가부담이 가중됐다”며 “지난 4분기부터 개선했고 전구체도 자체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자회사 JH케미칼을 통해 전구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양극활물질보다 전구체가 더 사업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이엠티, 이엔드디 등 신규 사업자들의 가세가 늘고 있다. 이들은 올 3분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솔라앤에너지는 NCM계 전구체의 경우 국내 수요 대비 생산량이 약 30%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양극활물질 전구체=양극활물질의 원료가 되는 소재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어 만들며 전구체에 ‘소성’ 공정을 더하면 양극활물질이 탄생한다. 양극활물질은 2차전지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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