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전사자원관리(ERP) 재구축 프로젝트가 줄을 이으면서 ERP 인력가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두산·포스코 등 대기업이 그룹 차원의 ERP 재구축 및 계열사 확산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인력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ERP 개발자 몸값도 최근 15~30%가량 올랐다. 다국적 기업 SAP를 기준으로 2월 현재 ERP 컨설턴트 평균 급여는 월 1100만~1500만원(세금포함), ERP 개발자는 월 700만~800만원 수준이다. 특수 ERP 모듈 개발인력의 급여는 월 900만원 내외다. 이들의 인건비는 2009년에서 2010년 사이 5% 내외 인상률을 보였으나 지난 하반기에는 10%가량 급상승했다. 2000년초 ERP를 구축했던 대기업이 일반적 정보 시스템 수명주기인 10년이 지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ERP 재구축에 나서 인력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ERP 일류화 프로젝트 등에 1000명이 넘는 ERP 인력이 동원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됐다. 삼성그룹 내에서만 올해 5개사가 추가로 ERP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다. 최근 2년간 9개 계열사가 ER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의 ERP 추가 개발 프로젝트를 합치면 올해 삼성그룹에서만 1500명정도 수요가 발생한 셈이다. KT도 차세대 프로젝트 일환으로 ERP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두산그룹 등도 SAP ERP를 표준 패키지로 확산하면서 ERP 개발자 인기는 치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SAP ERP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인 효성그룹 등에서는 고급인력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의 인력 구득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려 해도 고급 개발자 구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인력비 부담도 20% 이상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ERP 프로젝트를 내년 이후로 연기하는 기업 사례도 등장했다. 언스트앤영, 액센츄어, 딜로이트컨설팅 KPMG 등의 프로세스혁신(PI)컨설팅 인력도 삼성·두산·KT 프로젝트에 대부분 가담해 있다. 프리랜서 몸값이 치솟자 지난 하반기 일부 중견·중소 ERP컨설팅 기업에선 10명 이상 직원이 집단 퇴사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ERP 업계 관계자는 “높은 급여를 보장하는 대기업 ERP 인력 수요가 갑자기 일면서 전체 인력 품귀현상 및 인건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당분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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