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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외면 받은 기술로 일본 상장까지`…한국인이 일본서 창업한 사연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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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외면 받은 기술로 일본 상장까지`…한국인이 일본서 창업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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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믿어 주지 않았다. 벤처 캐피탈은 물론이고 정부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기꾼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
 “당시만 해도 2차전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던 시절이었습니다.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해도 ‘대기업도 못하는데 너희가 어떻게 하느냐’는 반응이었죠.”
 최원근 더블유스코프 대표는 한국 사람이다. 하지만 회사는 일본에서 설립했다. 생산기지는 또 한국에 뒀다. 독특한 내력은 사연이 있다.
 최 대표는 동료들과 함께 2000년 분리막을 개발했다. 세계 세 번째로 이뤄낸 쾌거였다.
 분리막은 2차전지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은 막으면서 리튬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만들기가 어려워 아사히카세이, 도레이와 같은 일본 소수 기업들이 독식했다.
 최 대표는 사업화를 위해 투자자들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국내에선 모두 외면 받았다. 그런데 일본은 달랐다.
 흔쾌히 만나줬고 오히려 기술에 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40억엔이란 큰 금액은 그렇게 모였다.
 최 대표는 “당시 상황을 이해하지만 가슴 아팠던 건 한국 사람이 한국인을 더 안 믿는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확보한 자금으로 한국에 생산법인을 만들고 양산을 준비했다. 하지만 기술 개발과 양산은 별개였다. 매출은 몇 년씩 발생하지 않았고 수백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재촉하지 않았다. 분리막이 장치 산업이라는 것, 그래서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었다.
 “놀이동산에 비유해 설득을 했습니다. 회전목마 하나 뒀다고 해서 어떻게 놀이동산을 열 수 있냐고. 계속 관심을 갖고 고객, 은행, 거래처를 소개해주는 식의 도움이 컸습니다.”
 어금니가 모두 빠질 만큼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성과가 나왔다. 양산이 늘면서 2009년 첫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 배터리 기업인 A123시스템즈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주문이 늘은 이후 회사는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54%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성장률은 200%가 넘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34억엔(약 5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30%를 상회한다.
 더블유스코프는 12월 16일 도쿄증권거래소 마더스 시장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인이 설립한 소재 회사가 소재 강국 일본에서 당당히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마더스는 한국 코스닥과 유사한 벤처 시장이다.
 감회가 남달랐을듯 싶다.
 “우리나라는 창업을 장려하고 관련 제도도 잘 정비돼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창업은 장려하지만 성공은 도와주지 않는 거죠. 믿어줄 줄 알고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백혈병을 극복한 경험으로 돈보다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최원근 대표의 진심어린 당부였다.
  오창(충북)=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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