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교육 인증 요구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학생들이 이수한 공학교육 프로그램들이 일정 수준 품질 보장된 것인지 판단할 근거를 요구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 엔지니어학회(Institution of engineers Singapore)처럼 공학 교육 인증을 강조하는 기관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공학교육인증을 담당하는 기관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국제적인 공학인증 필요성 대두는 공학교육을 둘러싼 빠른 환경 변화 때문이다. 키워드는 국제화다. 공학교육 및 기술사교육도 전문가로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공통 자질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활발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력시장 국제 표준 및 규격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학교육 개념도 지식 전달에서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으로 변모했다. 엔지니어로서 필요한 지식과 응용 능력, 투철한 윤리의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 나라별로 인증을 담당하는 기관 성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공학인증을 교육의 질 향상 또는 유지 수단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캐나다는 엔지니어의 직업의식 및 윤리 등 예비 기술사로서 기본 자질을 갖추고 엔지니어의 권익보호 수단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각국 공학인증 기관들은 인증자가 국제적 기준에 따라 공학적 과제를 훌륭히 완수할 능력을 지녔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긴밀히 협동하고 있다. 공학교육 인증 관련 대표적 다자간 국제협의체로 워싱턴 어코드(Washington Accord)를 꼽을 수 있다. 워싱턴 어코드는 1989년 영국과 미국,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6개국이 참가해 공학계열 학사학위 상호 인정 협정 체결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2007년 정회원으로 가입했으며 현재는 14개국이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 어코드를 통해 회원국들은 각 기관에서 인증받은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동등성을 인정하고 있다. 공학교육 인증프로그램 수료자들이 공학 실무를 보는 데 필요한 학업 필요조건들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공학인증을 받은 학생은 워싱턴 어코드 회원국 어디에서나 역량을 갖춘 공학인으로 평가받는 길이 열린 셈이다. 워싱턴 어코드는 철저한 관리로 회원국들의 공학교육 품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정회원이라도 6년마다 타 정회원 3개국으로 구성된 심사단 모니터링을 거쳐 회원자격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영국 공학인증기관 모니터링에 참석한 김정수 한국공학교육연구원 국제협력위원장은 “심사단은 매우 세심하게 캡스톤 설계 결과물과 교과목 포트폴리오, 학습성과 평가 결과물 등을 심사했다”며 “우리나라도 내년 인증 평가에 대비해 설계와 응용 프로그램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컴퓨터 및 IT가 공학교육 주류로 부상하면서 해당 교육 국제 상호인정 협의체도 탄생했다. 우리나라 주도로 지난 2008년 12월 서울 어코드(Seoul Accord)가 공식 발족했다. 21세기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컴퓨터 및 IT 관련 분야 4년제 대학 졸업생에 대한 국가 간 상호 인정을 위한 것으로 해당 인재에 대한 국제적 기준 마련을 통해 이들의 글로벌 활동을 지원한다. 서울 어코드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 내 컴퓨터·정보기술 담당 CAC(Computing Accreditation Commission)의 인증받은 교육프로그램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관계자는 “서울 어코드를 통해 IT 관련 전공자들은 다른 해외 진출에 필요한 최소 자격기준 확보로 국제교류 및 해외 취업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며 “IT 관련 수요자들은 외국 진출 시 현지 교육수준과 졸업생들의 수준차를 구별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3~4년제 공학전문대학 수준 시드니 어코드, 2년제 전문대학 수준 더블린 어코드 준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시아 권역 공학교육 표준을 만들기 위한 아시아인증기구협의체(NABEEA:Network of Accreditation Bodies for Engineering Education in Asia)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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