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섬유는 산업용 섬유의 한 종류다. 초고강도·초고탄성의 특성을 구현함으로써 자동차·IT·토목·스포츠 용품 등 다양한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첨단 소재다. PA계·PET계 등 범용 섬유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것과 달리 극한 섬유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극한 섬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체 산업 섬유 세계시장은 2020년 30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극한 섬유는 듀폰·도레이·테이진 등 글로벌 기업이 일찌감치 기술을 선점해 이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해외 소재 기업들의 독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시장이다. 프리미엄 케톤(폴리케톤)은 극한 섬유 시장 진입을 위해 우리나라가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는 소재다. 폴리케톤은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합성하는 고분자 물질로 기존 산업 소재에 비해 내열성·내화학성·내마모성이 월등히 뛰어나다. 유해 가스의 일종인 일산화탄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극한 섬유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다. 꿈의 소재로 불리는 폴리케톤을 지금까지 상용화하지 못한 것은 공정 기술 개발이 미흡했던 탓이다. 셸·BP등 글로벌 정유 업체는 지난 1970년대부터 폴리케톤 개발에 착수해 사업화를 추진했지만, 폴리케톤을 추출할 수 있는 촉매의 비효율성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셸은 지난 1990년대 연간 2만5000톤의 폴리케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기도 했으나 결국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사업을 정리했다. 폴리케톤 원천 기술 특허가 이미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국가나 기업들도 상용화에 뛰어들지 못한 이유다. 프리미엄케톤 소재사업단(단장 이원 효성 전무)은 주관기관인 효성을 비롯해 22개 산학연이 세계 처음 폴리케톤을 사업화하겠다는 야심으로 뭉쳤다. 사업단은 2차연도 사업을 통해 기존 산업용 섬유인 아라미드와 비교해 강도가 75% 수준인 폴리케톤 개발에 성공했다. 고활성을 발현할 수 있는 촉매·소재 구조 디자인 개발은 물론이고 사업화를 위한 제조 공정 기술도 확보했다. 사업단은 향후 아라미드 섬유보다 강도·내화학성·내마모성이 훨씬 뛰어나면서도 원가는 낮은 폴리케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주관기관인 효성은 내년 2월 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연산 1000톤 규모의 폴리케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준공에 돌입했다.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한 폴리케톤으로 사업성을 검증한 뒤 연산 5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참여 업체들은 폴리케톤의 용도 개발에 주력하면서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다. 극한 섬유시장은 오는 2018년 35조5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사업단은 이맘때까지 1조8000억원의 폴리케톤 매출액을 달성하고, 약 174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최종인 프리미엄케톤 소재사업단 사무국장은 “그동안 확보한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시생산 라인에서 만든 다양한 폴리케톤 소재의 검증 작업을 진행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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