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예약판매를 진행했다. 구매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해 미리 예약을 한 구매자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소비자 입장에선 직접 제품을 만져볼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출시가 되자마자 먼저 받아 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예약 가입을 한다. 그런데 이 제품이 출시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일부 대리점에선 예약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현장에서 구매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한 SK텔레콤 대리점 직원은 “우리 점에서 예약된 물량은 두 대”라면서 “예약하지 않아도 바로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어김없이 예약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소비자 편의’가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를 비롯해 올해 하반기 예약판매와 함께 출시된 몇몇 스마트폰은 출시 직후 대리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예약판매 실적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예약판매가 단순한 제품 띄우기용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예약판매 무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초도물량이 수요 예측보다 넉넉한 상황에서 예약판매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건 과잉 마케팅이라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이 20차에 걸쳐 최근 진행한 예약판매도 실개통자가 1만명에도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한 차수당 예약가입자가 크게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정도 수요면 예약판매가 필요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5.3인치 크기와 S펜 필기 기능 등이 소구력을 가지려면 입소문이 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나름의 해석도 내놨다. 애플 아이폰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정확한 수치를 밝히진 않지만 출시 일주일 전인 지난달 4일부터 시작했던 아이폰4S 실제 예약판매량은 KT가 10만명, SK텔레콤이 6만~7만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아이폰4S 역시 출시 며칠 만에 대리점 직접 구매가 가능했다. SK텔레콤 전산망이 다운될 정도로 예약 신청이 몰리면서 연내 현장 구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과 대조된다. KT와 SK텔레콤 두 이통사 동시에 신청한 중복 예약가입자와 일단 예약은 해놓고 구매 여부를 판단하는 등의 ‘허수’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밤을 세워 아이폰4S 예약가입을 시도했던 소비자들은 “물량도 넉넉하면서 괜히 떠들썩하게 예약판매를 진행해 낚였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 측은 “기존에는 출시 초기 물량이 공급되는 일부 대리점과 특정 고객만이 우선으로 구입할 수 있었으나 예약가입으로 구매 형평성을 제고하고 대리점을 찾는 수고를 덜 수 있다”며 “예약가입 고객층이 상품을 경험해 보고 입소문을 확대하는 마케팅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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