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사이버 신원 확인번호 체계인 아이핀(i-PIN) 보급이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에 힘입어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원장 서종렬)은 회원가입 방식을 종전 주민등록번호 입력 방식에서 아이핀으로 전환한 민간 사이트 수가 9월 말 현재 1790개에 이른다고 27일 밝혔다. 여기에 아이핀을 도입하진 않았지만 최근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중단한 사이트 555개를 포함하면 총 2345개 사이트가 더이상 주민등록번호를 회원가입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2500개 사이트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올 연말까지 누계로 2000개 사이트 확산을 목표로 설정한 KISA 계획을 25% 이상 초과하는 것이다. KISA 측은 당초 3000개 사이트로 설정한 내년도 민간 사이트 부문 확산 목표를 4000개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해킹 위험성이 높은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공공 부문에서 아이핀 방식을 도입한 사이트 수도 정부의 다각적인 계도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4170개에서 올 9월 말엔 4815개로 크게 늘었다. 아이핀을 도입한 민간과 공공 사이트를 모두 합치면 9월 말 현재 6605개에 달한다. 이 같은 기세라면 10월 말 7000여개를 상회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지난 9월 말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직전 대형 인터넷사이트가 속속 아이핀으로 전환하거나,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포기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네이버, 티켓몬스터 등 대형 사이트들이 주민등록번호 없이 전화번호 등으로 사이트 회원가입이 가능하도록 전환 조치했다. 정연수 KISA 개인정보보호단장은 “개인정보를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사이트의 경쟁력으로 생각해 아이핀 사용을 반대하던 인터넷사업자들이 유출사고를 계기로 아이핀 사용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며 “9월 말 개인정보보호법 발효에 힘입어 아이핀 사용 및 개인정보 미수집 사이트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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