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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BIZ]국민은행 IT서비스 재설계 사례가 주는 의미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파일이름 :111017020856_.jpg
문서분량 : 1 page 등록인 : etnews
문서뷰어 : 뷰어없음 등록/수정일 : 11.10.13 / 1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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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BIZ]국민은행 IT서비스 재설계 사례가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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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정보책임자(CIO)도 3.0세대가 급부상하고 있다. CIO 1.0세대와 2.0세대가 각각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혁신했던 것에 비해 CIO 3.0세대는 IT서비스 재설계를 핵심과제로 수행한다.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 들어 대규모 정보시스템 구축과 프로세스 혁신 활동을 한 대형 은행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IT서비스 재설계 움직임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정보시스템이 그만큼 효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에서 시작된다. 특히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불리는 영업점 현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여전히 영업점에서는 고객 한 명을 잡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쏟아붓는다. 때로는 기존 고객이 은행을 떠나는데 속수무책으로 쳐다만 보고 있다. 바로 CIO가, IT조직이 서비스 재설계를 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IT서비스 재설계를 위해 IT조직이 영업점 현장으로 뛰쳐나왔다. 국민은행 IT서비스 재설계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한다.
 #IT직원들 영업점 직접 찾아 요구 파악
 2011년 1월 추운 겨울 어느 날.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 IT그룹 회의실에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유석흥 부행장을 비롯해 각 부서장들이 모여 앉았다. 여느 날과 다름없는 회의지만 뭔가 비장함이 느껴졌다. 밖의 차가운 날씨와 대조적으로 회의실은 사람들 열기로 후끈거렸다.
 곧 있으면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지 1년이 된다. 수천억원을 들인 차세대시스템이 얼마나 잘 활용되고 있는지 분석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물론, 상품개발이나 거래 처리 속도는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개선됐다.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IT 직원들 고민은 영업점으로 확대됐다. 영업점도 잘 사용하고 있을까. 고객과 접점. 총성 없는 전쟁터라 불리는 영업 현장. 치열한 경쟁 환경으로 인해 자칫 잘못하다가는 고객을 다른 은행에게 뺏기기도 하고 기존 고객마저 등을 돌리게 하기도 한다. 유 부행장은 부서장에게 영업점에서 정보시스템을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얼마 후 결과가 나왔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영업점 활용도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본부 부서에서는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후 다양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선인 영업점에서는 아직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 문제였다. 영업점 경쟁력은 은행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IT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능한 많은 IT직원을 영업점으로 내보냈다. 영업점 현장에서 그들의 요구를 직접 듣게 하기 위해서다. 과거 전산센터나 사무실에서 정보시스템 관리나 운영, 기획만 하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업무 혁신이다. 1인당 2~3개씩 영업점을 배정해 정보시스템 사용에 대한 영업점 요구를 듣기 시작했다. 실제 이 IT직원은 초기 요구 파악에서 그친 것이 아니고 장기적으로 영업점 IT 도우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IT 기반으로 고객 연체율 낮추기에 도전
 IT직원들이 영업점 요구 파악에 나선 지 1개월. 유 부행장을 비롯해 부서장들은 다시 또 회의실에 모였다. 여전히 추운 날씨였지만 회의실 열기는 과거 한 달 전보다 더 높았다. 모두들 최선을 다해 파악한 영업점 요구사항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다양하고 많았다. 이 중 가장 골칫거리면서 개선 후 영향이 큰 것을 골랐다. IT 기반으로 연체율을 낮추는 것이었다. 당시 연체율을 낮추는 것은 영업점 직원 핵심 업무이기도 하지만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 관심사기도 했다.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연체자들 패턴을 분석해야 했다. 연체자들은 통상 연체 전에 하게 되는 거래 행위가 있다. 이를 분석하면 어느 정도 연체자 리스트를 만들 수 있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모델이 필요했다. 이러한 모델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기존에 만든 모델이 있는지 KB금융그룹 전체를 뒤졌다. 그 결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서 10년 전에 이와 유사한 모델을 개발, 보유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다행이었다.
 이 모델을 가져와 커스터마이징을 했다. 드디어 연체율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을 만들었다. IT그룹은 즉각적으로 현업에 도움을 요청해 영업점에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초기에는 모(母) 수를 최대한 늘렸다. 연체자 대부분은 이 모수에 포함됐다. 그러나 모수가 너무 크다 보니 영업점에서 활용하기가 어려웠다. 이 중 특정 수만 뽑아 모수를 줄였다. 연체자 확률이 15%가 나왔다. 적지 않은 수였다. 6개월 후 모델을 고도화 했다. 확률은 25%로 높아졌다. 해당 IT 직원은 환호했다.
 #영업점 요구 못읽어 시스템 활용도 저조
 본격적으로 영업점에 연체율을 낮출 수 있는 IT서비스를 제공했다. 서비스 제공 후 한 달.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유 부행장은 “1000개 영업점에서 한 달 동안 전체 트래픽이 900여건에 불과했다”며 “분명 영업점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인데 너무나도 사용률이 저조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전체 영업점 중 단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영업점도 있었던 것이다.
 유 부행장을 비롯한 IT그룹 부서장들은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왜 영업점에서 이토록 좋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는 걸까. 모두가 해답 찾기에 몰두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 원인을 찾았다. 바로 영업점 사용자 요구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연체자 정보는 초기화면에서 여신 메뉴를 클릭한 후 다시 또 연체관리로 들어가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서브 카테고리로 서비스가 묶여 있어 영업점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알지조차 못했던 것이다. 업무 처리에 바빠 그런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IT그룹은 다시 개선에 나섰다. 이번에는 아예 영업점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메뉴를 모두 한곳에 모으기로 했다. 연체고객 정보, 이탈예상고객 정보, 연체관리 정보 등 영업점에서 활용도가 높은 15개 메뉴를 한곳에 모아 배치했다. 초기화면에는 각 메뉴 기능을 설명해주는 인덱스 페이지도 만들었다. 초기화면부터 해당 메뉴를 찾아 클릭해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실제 연체율은 어느 정도 낮출 수 있었다.
 #지점 특성에 맞는 정보시스템 개인화도 추진
 IT그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영업점 공통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영업점 특성에 맞도록 개인화에 집중했다.
 이배봉 IT그룹 차장은 “지점장들이 정보시스템을 잘 활용하지 못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것을 해결해 달라는 영업점 요구가 많았다”며 “추가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방법 찾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우선 지점장들이 영업점에 오면 아침에 무엇부터 하는지를 파악했다. 지점장들은 대부분 우수고객 거래 현황이나 거액 자금이탈 현황 등을 파악해야 했다.
 IT그룹은 지점장들이 이용하는 정보시스템 사용자환경(UI)부터 개선하기 시작했다.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들은 한데 묶어 초기화면에 배치했다. 이 결과 영업점에서 팀장이나 부하 직원을 시켜 출력물을 만들게 하고 별도 보고를 받는 비효율적인 사례들이 줄었다. 결국 서비스 재설계를 통해 지점장 업무를 효율화한 것이다.
 지점과 지점장 특색에 맞게 개인화도 적용했다. 이는 지점이 위치한 주변 환경과 지점장 성향에 따라 정보시스템 이용 형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지점마다 개인화를 적용하려던 초기에는 IT그룹 내에서도 말이 많았다. 당시 한 부서장은 “그 수많은 지점에 개인화를 모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프로젝트 추진을 반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점 개인화 프로젝트는 추진됐다. 오히려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다. 영업점마다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만들어 지점별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면 됐다. 지점장 성향에 맞게 보고서 작성 시스템도 개인화했다.
 #연간 167건 영업점 정보시스템 개선 진행
 국민은행은 이외에도 167건의 영업점 정보시스템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완료했다. 모두 IT직원들이 직접 영업점에 나가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요구를 조사해 수행했다. 여기에 내부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뽑아내기 위한 노력도 추가됐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뱅킹에 대해 고민하도록 하게 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뱅킹이 아닌 정말 스마트한 뱅킹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신입직원은 자발적으로 6개팀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품평회도 가졌다. 물론,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도 마련, 적용했다.
 국민은행 IT그룹은 부서장 성과평가에 서비스 재설계를 평가항목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단순히 서비스 재설계를 구호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IT조직에 속한 어카운트매니저(AM)와 현업에 속한 릴레이션십매니저(RM)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각각은 IT와 비즈니스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민은행 IT서비스 재설계 사례는 IT조직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정보시스템을 구축,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시대에서 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IT조직이 IT만의 사고가 아닌 현장의 사고로 IT서비스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주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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