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레포트 - [연중기획] 디스플레이, 새 窓을 열어라 (10) 공정 기술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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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디스플레이, 새 窓을 열어라 (10) 공정 기술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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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나 디스플레이 산업은 제품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정기술이다. 공정기술 차이에 따라 수율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음식 맛이 천양지차인 것처럼 똑같은 소재,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공정기술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타사를 압도하는 것도 탁월한 공정기술 덕분이다.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11’. 부대 행사로 열린 전시회에서는 삼성전자 LCD사업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가장 앞선 기술과 제품을 선보여 세계 디스플레이 연구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시 제품 중 가장 혁신적인 제품을 선정하는 ‘베스트 인 쇼(Best In Show)’상은 삼성전자의 ‘70인치 UD(3840×2160) 240㎐ 3D 패널’이 차지했다. 이 제품은 ‘산화물 반도체(Oxide Semiconductor)’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을 기반으로 초대형 화면에서 고해상도와 고속 구동 기술을 동시에 실현해 가장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LCD 패널 대형화를 위해 가장 주목받는 공정 기술인 산화물 반도체를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음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화물 반도체는 인듐(In), 갈륨(Ga), 아연(Zn) 등 금속 물질과 산소가 이온 결합 형태로 이뤄진 차세대 재료다. 산화물 반도체는 TFT 기판 구동 속도를 높이고 초대형 LCD 패널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공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TFT 기판 주력 소재인 비정질 실리콘(a-Si)은 60인치 이상 초대형 패널 고속 구동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비정질 실리콘의 전자 이동도 특성상 대형 화면을 240㎐ 이상 빠르게 구동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240㎐ LCD 패널을 구동하기 위한 동영상반응속도(MPRT)는 4㎳다. 비정질 실리콘 TFT는 50인치 이하 LCD 패널에서는 이 같은 반응속도를 구현하는 데 무리가 없지만, 화면 크기가 커질수록 전자 이동도의 한계로 고속 구동이 어렵다. UD급 고해상도 패널을 240㎐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기존 풀HD급 60㎐ 패널 구동 속도보다 9배 이상 TFT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 전자 이동 속도는 5~10㎠/vs 수준을 확보해야 한다. LCD 시장이 초대형 패널을 기반으로 시청자들의 임장감(臨場感)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 바로 산화물 반도체다. 산화물 반도체는 비정질 실리콘과 같은 물질 특성을 가지지만, 전자 이동도는 10배 이상 빠른 것이 특징이다. 초대형 LCD 패널을 고속 구동하기 위해 TFT 기판을 짧은 시간에 충전해야 하는데, 전자 이동 속도가 빠른 산화물 반도체가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산화물 반도체 기술을 양산에 적용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산화물 반도체 원천 소재 기술에서는 일본이 앞서지만, 실제 양산 적용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업체들이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대만 업체인 AUO도 SID 전시회 등에서 산화물 반도체 패널을 먼저 선보였지만, 성능에서는 우리나라 업체들에 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대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프로그램 디렉터)는 “산화물 반도체를 양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재료의 광(光)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나라 업체들이 공정 기술 확보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8세대 LCD 라인에서 산화물 반도체 공정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양산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 호소노 히데오 도쿄공업대 교수팀과 산화물 반도체 관련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도 양산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LG디스플레이도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인 TV용 OLED 패널에는 산화물 반도체 TFT 기판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산화물 반도체는 자체적으로 투명한 특성도 갖추고 있어 투명 디스플레이를 위한 TFT 기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투명 AM OLED 패널 개발을 위해 산화물 반도체 기술 적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다. 산화물 반도체는 SMD가 AM OLED 패널에 적용하고 있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보다 단순하고 공정 원가도 저렴하다. AM OLED 대형화와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이라는 평가다. 산화물 반도체 기판을 양산하기 위해서는 장비를 비롯한 공정 기술을 함께 혁신해야 한다. 배선을 증착하는 스퍼터링 공정을 산화물 반도체 조성에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LCD 업체들이 장비 국산화와 공정 기술 혁신에서 앞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이 같은 공정 기술 혁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제 산화물 반도체 양산 과정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파생 특허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과제로 남았다는 분석이다. 문대규 PD는 “최근 우리나라 업체들이 산화물 반도체 양산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파생 특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경쟁 업체들에 앞서 양산 특허를 선점하고, 기술 격차를 확보하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산화물 반도체 원천 특허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산화물 반도체 기술 개발 과제는 태양광 등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분야에 주로 배정돼 왔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 산업으로 자리잡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공정 혁신을 위한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쇄전자 기술도 각광> LCD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은 끊임없는 공정 혁신과 그에 따른 원가 절감과 궤를 같이 한다. 최근 디스플레이 공정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 과정에서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기술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쇄전자는 프린팅 공정을 이용해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응용 분야가 광범위하고, 제품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이 용이하고 친환경적인 특성도 뛰어나다. LCD 산업에서는 오래 전부터 인쇄전자를 다양한 부품 생산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잉크 소재와 장비 개발이 어려워 급속한 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련 소재 및 장비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인쇄전자 산업 규모는 올해 38억달러에서 2013년에는 102억달러로 세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문대규 PD는 “인쇄전자는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공정 기술로 가능성이 컸지만, 소재와 장비 개발의 엇박자로 주춤한 상태”라며 “최근에는 기술적으로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실제 LCD 배향막은 인쇄전자 공정 적용이 상당히 진척돼 있다는 평가다. 컬러필터 생산 과정에도 활발하게 적용이 추진되고 있다. 남은 과제는 TFT 기판 제조에도 인쇄전자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인쇄전자 공정 적용에도 우리나라 LCD 업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2년 내에 롤 프린팅 공정을 이용한 TFT 기판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롤 프린팅은 롤러에 TFT 재료를 묻혀 인쇄하는 공정 기술로 고가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회로를 구현하는 감광물질 코팅, 노광, 현상 공정 등의 포토공정을 대체할 수 있다. LCD 장비나 재료 원가를 최고 30% 가까이 줄일 수 있는데다 생산 시간도 줄어드는 등 제조원가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TFT 기판에 적용할 수 있는 롤 프린팅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조만간 5세대급 라인에서 양산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롤 프린팅 공정은 일부 컬러필터 공정에 적용됐지만, 아직 TFT 공정에 적용된 사례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확보한 TFT 롤 프린팅 기술은 세계 LCD업체 중에서 가장 앞선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연속 인쇄성을 확보할 경우 곧바로 양산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남은 과제는 LCD를 비롯해 컬러종이, 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적용 분야를 다양화하고 플렉시블 특성을 구현하기 위한 플라스틱 기판에 적용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별취재팀> 서동규차장(팀장) dkseo@etnews.co.kr, 서한·양종석·윤건일·문보경·이형수기자 <표> 디스플레이분야 인쇄전자산업 규모 추이 전망 (단위:백만달러) (자료:한국인쇄전자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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