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주파수 경매가 기대와 아쉬움을 남긴 채 29일 마무리됐다. 사업자간 주파수 불균형 문제를 일부 해소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혔지만 과열경쟁 차단책과 중장기 주파수 정책이 미흡했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됐다. ◇주파수 불균형 해소 한걸음=국내 통신 시장의 공정경쟁을 가로막았던 주파수 불균형 해소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점은 경매의 가장 큰 수확이다. 사업자별 가입자 규모가 달라 주파수 총량 차이는 여전하지만 지난해 800/900㎒ 저대역 주파수 불균형 문제가 해결된데 이어 경매를 통해 글로벌 주파수 불균형 현상도 정리됐다는 평가다. 그간 국내 통신 3사 주파수 구도 상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사업자는 특정 대역을 보유하고, 반대로 다른 사업자는 가질 기회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원조 황금주파수 대역으로 불리는 800/900㎒ 저대역 주파수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SK텔레콤만이 보유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저대역 주파수가 없어 공정한 시장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불만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정부는 저대역 주파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할당심사를 통해 800㎒와 900㎒ 주파수를 LG유플러스와 KT에 할당하기로 했다. 이들 주파수는 지난 7월부터 두 회사에 사용권한이 주어졌다. 이번 경매에서는 글로벌 주파수 대역인 2.1㎓ 입찰에 SK텔레콤과 KT 참여가 제한됐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해당 주파수를 갖지 못해 해외 단말 수급과 로밍에 어려움을 겪던 LG유플러스를 배려한 조치다. 글로벌 3G 주파수 대역이었던 2.1㎓를 4G서비스로 연계해나가는 것은 LG유플러스의 몫이지만 주파수 지형도 상으로는 균형점이 마련됐다. ◇과열 경쟁 차단책 미흡은 아쉬움= 경쟁입찰이 이뤄진 1.8㎓와 800㎒ 대역이 극과극의 모습을 보인 것은 정책 당국과 통신사업자 모두에 과제를 남겼다. 1.8㎓ 입찰은 총 83라운드에 걸쳐 진행되면서 가격이 치솟은 반면 800㎒ 대역은 마지막 단 한번 입찰로 최저경쟁가격에 낙찰됐다. 정부가 사업자의 대역 선호도를 잘못 예측한 탓에 한쪽은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올 정도로 가격이 상승하고, 다른 쪽은 가장 싼 가격에 겨우 주인을 찾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경매가격이 무한정 오를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현행 동시오름입찰방식은 경쟁사업자가 포기하지 않으면 낙찰가격이 무한대로 상승할 수 있다. 과열경쟁이 가져올 ‘승자의 저주’를 막을 수 있는 경매방식 보완이 필요하다. 올 초 2.1㎓만으로 경매가 추진되다가 800㎒, 1.8㎓ 대역이 경매 대상으로 추가됐고, 그 사이 함께 나올 것으로 관측된 700㎒ 대역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치는 등 주파수 경매 정책이 오락가락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미리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경매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남 충북대 교수는 “주파수 불균형 문제를 일부 해소하고 각 사가 나눠갖기 식이 아니라 경쟁하면서 경매의 모습을 살렸다”며 “다만 입찰가격이 무한정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문제점도 드러난 만큼 경매방식 등에서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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