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일부 팹리스 기업들은 선전했지만 대표적인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나패스·티엘아이·아이앤씨테크놀로지·넥스트칩 등 대표 팹리스들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거뒀다. 국내 주요 팹리스들의 고객인 디스플레이·TV완제품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고객이 다양하거나 해외에 주력한 기업들은 그나마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팹리스인 실리콘웍스는 상반기에 전년 대비 17% 늘어난 14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절반 가까이 줄어든 115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국내 팹리스 매출 2위를 기록한 아나패스는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감소한 43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 회사는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인 101억의 3분의 1 수준인 34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도 지난해(144억원) 절반에 못미치는 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티엘아이는 상반기 적자로 반전됐다. 티엘아이는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감소한 2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65억원에서 5억 적자로 반전됐다. 국내 휴대폰용 DMB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이앤씨테크놀로지의 매출도 감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75억원의 매출을 올려 상반기 전체로는 1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각각 103억, 238억원이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해에 비해 11억원 감소한 6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일부 기업들은 고객 다변화, M&A 효과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올해 성장세가 두드러진 이엠엘에스아이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운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한 게 주효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5배 늘어난 46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증가한 105억원을 달성했다. 하이닉스가 대주주인 실리콘화일은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에는 흑자폭을 늘렸다. 상반기 전체로도 매출이 14% 증가했다. 2분기에 하이닉스와 공동 개발체제가 안정화된 덕분이다. 어보브반도체는 2분기 신제품 판매로 인해 상반기 매출은 10% 증가했다. 지난 2분기 매출은 140억, 영업이익은 10억원을 기록했다. 어보브반도체 측은 “신제품 매출 증가로 매출액이 늘었으며 미래성장동력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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