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의 연구소기업 육성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제도를 시행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연구소기업 창업 숫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기존에 설립된 기업들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연구소기업 육성 정책은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출범 당시 정부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특구 육성의 핵심 시책으로 꼽힌다. 국가 예산이 투입된 연구개발(R&D)성과물의 사업화를 촉진시켜 특구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정부의 육성 정책은 당초 취지와 달리 단순한 지원과 식어가는 창업 열기 등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경영난에 폐업 속출=현재 대덕특구에는 선바이오텍, 템스, 매크로그래프, 오투스, 엠피위즈, 메디셀, 제이피이, 바우를 비롯해 모두 23개의 연구소기업이 설립됐다. 특구 출범 초기 비교적 활발했던 연구소기업 설립은 최근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06년 선바이오텍과 템스 등 2개 기업을 시작으로 2007년 3곳, 2008년 6곳에 이어 2009년 7곳으로 늘었지만, 이를 정점으로 지난해 연구소기업 설립 수는 2009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곳으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더욱 심각하다. 상반기가 지난 7월 현재까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방사능 방재 솔루션 기술을 도입한 원자력안전평가원 단 한 곳만이 연구소기업 등록을 마쳤다. 기존에 설립된 연구소기업 가운데 문닫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2008년 12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홈네트워크 기술 출자로 설립된 넥스프라임은 재무 상황이 크게 나빠져 1년도 못버티고 2009년 7월 회사 문을 닫았다. 올해는 연구소기업 등록을 철회한 기업들이 3곳이나 나왔다. ETRI의 GIS 시스템 및 솔루션 기술을 출자받아 설립된 지포톤과 한국표준연구원의 세라믹 부품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한 재원티앤에스 등 2개 기업이 재무 상황 악화로 폐업했다. 2009년 6월 설립된 지포톤은 지난 2월 연구소기업 등록을 자진 취소할 정도로 회사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정부출연연 가운데 연구소기업 육성에 가장 의욕을 보였던 ETRI는 지난해 기술지주회사까지 만들어 연구소기업 활성화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미미하다. ◇제도 ‘태생적 한계’로 창업 기피=이처럼 정부의 연구소기업 육성 정책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도의 태생적 한계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출연연에서 개발하는 기술들은 5년, 10년 앞을 내다본 거시적인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여러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다보니 리스크가 크고, 상용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이 때문에 출연연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하는 기술을 발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연연 보유기술을 기반으로 사업화하도록 규정한 연구소기업의 탄생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한 연구소 관계자는 “출연연에서 연구소기업을 설립해 잘 된다면 오히려 그것이 출연연의 설립 목적과 상충될 수 있다”면서 “긴 호흡으로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 연구소 입장에서는 연구소기업 설립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업에 맞춘 정부의 단순한 지원정책도 문제다. 연구소기업지원제도는 만들어진지 6년째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기업 눈높이에 맞춘 지원책을 찾아볼 수 없다. 연구소기업 설립 추진 대상 기술에 대해 기술가치 평가비용을 대주는 것이 고작이다. 한 연구소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이 창업을 유도하는데만 집중돼 있다”며 “연구소기업을 창업하는 연구원들의 대부분이 엔지니어 출신이라 마케팅이나 판매 등 경영분야에는 문외한인 경우가 많은데 현 지원제도에는 이런 것들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대책은 없나=연구소기업 육성 사업을 추진 중인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갑갑해 하고있다. 특구본부 관계자는 “기술 하나만 보고 창업한 기업들이 많다보니 경험 부족으로 회사를 접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올 하반기부터 R&BD 자금을 신설하는 한편 특구 외 공공기관도 특구안에 연구소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제도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 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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