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앞에 앉아야 했던 주식거래가 이젠 ‘손안’에서 이뤄진다. 차를 타고 가면서 뉴스를 듣다가도,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도 곧 바로 매수·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한 주식 투자자들에게 모바일 거래 환경은 엄청난 변화다. ◇‘스마트족(族)’을 잡아라=20여개 시중 증권사들이 서비스 중인 스마트앱(스마트기기용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가 연일 급증하고, 앱을 창구 삼아 들어온 투자자들의 주식거래 대금 규모도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스마트거래 쪽으로 구름처럼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대형 거래보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잦은 주문이 시장승부의 핵심인 증권사들도 이쪽에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30~40대 직장인이 주축인 ‘스마트족’은 주식투자 여력에서나 거래 패턴에서 증권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고객층이 됐다. 증권사들은 일단 한명이라도 많은 스마트고객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거래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공짜 마케팅’까지 마다않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 SK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월 일정 규모 이상 거래시 고가 스마트폰을 주거나 통신료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IBK증권도 갤럭시S2 등 최신 스마트폰 지급은 물론 거래금액에 따라 할부금과 통신료를 지원한다.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은 신규고객에 한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스마트트레이딩이 ‘대세’=주식 전문가들은 90년대말 초고속인터넷 대중화 때와 지금 현상을 자주 비교한다. 당시 전화로 증권사 창구직원에게 주문을 내던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주식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인터넷거래로 몰려들었다. 이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주식거래의 주류를 형성했지만, 그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09년 말 스마트폰이 국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다. 스마트트레이딩이 주도하는 무선단말 이용 주식거래 대금과 체결량 증가율은 이미 HTS와 유선단말을 압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년내 스마트트레이딩과 HTS가 주식거래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애널리스트는 “요즘 추세를 적용한다면, 1~2년내 스마트거래 주도권을 잡는 증권사가 향후 10년 정도의 시장 패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자신있게 전망할 수 있다”며 “스마트거래 시장을 놓고 증권사간 일대 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증권사별 스마트 관련 투자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사이버(웹) 시장에서 1차대전을 겪은 바 있지만, 스마트시장에서 더 큰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앱 개발과 발빠른 업데이트는 물론, 스마트거래와 기존 웹거래와의 연동, 새로운 단계로의 스마트트레이딩 진화 등 고객들의 요구가 날로 진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IT담당자는 “요즘 증권사마다 스마트기기용 시스템 개발이나 서비스 아이디어 등은 최고경영진 주도하에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인력이나 투자 규모도 늘려잡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진호·이경민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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