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동화기기(ATM) 업계에서 ‘잔인한 입찰’ 방식으로 간주되는 역경매 방식이 ATM뿐만 아니라 PC·서버·스토리지 등 전산기기 도입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ATM 도입에 역경매 방식을 도입한 국민은행 역시 역경매 적용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어 관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본지 6월 27일자 9면 참조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래 전 전산기기 도입에 역경매 방식을 도입한 기업은행과 대구·부산은행이 ATM 외에 다수 전산장비 도입에도 역경매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은행의 움직임은 비용절감은 물론이고 장비공급업체의 폭리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10~20%가량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비업체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매출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유지보수 등 사후서비스(AS) 여력이 줄어들어 서비스 품질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은행 IT구매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IBK시스템은 업무용PC 및 노트북PC, 스토리지, 네트워크, 통신기기 등을 역경매 방식으로 도입하고 있다. 심지어 해킹차단시스템 라이선스나 창구용 스캐너, 용량 증설용 디스크, 데스크톱 가상화 확대 구축용 솔루션까지 그 적용 대상은 다양하다. 같은 제조사 제품을 도입할 때도 역경매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시스코의 A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할 경우 시스코의 여러 파트너사가 같은 제품으로 20~30분 간 피말리는 입찰에 응하는 것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마찬가지다. 대구은행은 전산장비 거의 대부분에, 부산은행은 서버와 PC 등 주요 장비도입에 역경매를 적용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사용경험이 있어 추가 기술검증 및 평가가 필요 없는 장비에 주로 역경매를 적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역경매를 도입하고 그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함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으로 역경매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장비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까지 눈치만 보던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가담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전산장비 중 총비용 기준으로 ATM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ATM만 수면 위로 부각됐을 뿐 역경매로 다른 IT기기 업체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게 절감된 비용을 은행들이 과연 고객서비스 품질향상에 사용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의 이런 반응에 은행들은 역경매를 사용하는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고 반박한다. 역경매는 주로 공급업체 수가 적은 독점적 전산장비 위주로 이뤄지는데 이런 분야에서 역경매를 하지 않으면 업체들이 담합해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은행의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업체의 폭리를 방지하는 게 역경매의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또 업체들은 한 번 납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유지보수비를 챙기기 때문에 결코 큰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역경매에서 계속 유찰이 발생하면 결국 장비 가격은 다시 오르기 때문에 IT장비 업체의 주장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처음 역경매로 진행된 국민은행의 ATM 도입 입찰은 지난달 말 첫 입찰 이후 네 번이나 유찰돼 이번 주 다섯 번째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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