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조명지주는 최근 계열사를 통해 진행하던 발광다이오드(LED)칩 제조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지만 업황 부진으로 칩-패키지-조명을 수직계열화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우리조명 관계자는 “자체 생산보단 외부서 칩을 공급받는 게 더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내 LED 산업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수출은 늘고 있지만 증가세가 예전만 못하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정체에 빠지거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뚜렷한 회복 요인이 감지되지 않아 고통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 증가율 ‘급락’=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LED 수출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매월 180~300% 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정도였다. 하지만 잘 나가던 LED 성장세는 올 들어 확 꺾였다. 지난 1월 처음으로 증가율이 두 자릿수(96%)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3월에는 0.3%를 기록,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월 수출 증가율이 28%로 오르면서 다시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5월엔 29.1%로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수출 증가율 하락은 그 만큼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전방 산업인 TV 및 디스플레이의 판매 부진,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LED조명 시장의 개화가 늦어지면서 LED 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울한 LED 업계=부진한 시황에 기업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핵심 장비업체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낮아진 기업들이 많다”며 “시장 확대를 기대해 설비 투자를 늘렸던 기업들은 요즘 오히려 부메랑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LG이노텍의 LED 사업은 2분기 개선이 기대되지만 적자는 지속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삼성LED 역시 부진했던 1분기와 유사한 실적이 예상된다. 삼성LED가 최근 경영진단을 받은 것도 시장 변화로 새로운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살아날 수 있을까=관건은 TV·디스플레이 시장에 달렸다. 국내 LED 산업은 TV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용 백라이트 비중이 커 이들 전방 산업 상황에 따라 사업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다시 수요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시장조사 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LCD TV용 패널 시장이 6%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해 LED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다. 또 새로운 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LED조명의 본격적인 개화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현동훈 한국산업기술대학 교수는 “일본에서는 2015년이 돼야 LED조명이 일반조명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 및 품질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체력이 약한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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