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뿌리) 기술이 세계적 제품을 만들고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원장 나경환) 인천지역본부는 2004년 7월 문을 열었다. 생기원 산하 6개의 지역본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정규직 200여명을 포함해 4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생기원 인천본부는 정부가 강조하는 뿌리산업의 ‘컨트롤타워’로서 국내 뿌리산업을 육성, 지원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뿌리산업과 관련된 원천기술 개발, 실용화와 함께 중소·중견기업 육성, 기술 인력 양성 등 뿌리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과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초공정산업인 뿌리산업은 △주조(주물) △금형 △용접 △열처리 △표면처리(도금) △소성가공 6대 분야가 대표적이다. 나무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근간으로 최종 제품에 내재돼 제품의 질과 경쟁력을 결정한다. 실제로 스위스의 손목시계와 쌍둥이 칼, 독일 벤츠와 이탈리아 핸드백 등 세계적 명품은 모두 뿌리산업 토대 위에서 탄생했다. 세계 TV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삼성전자 LCD TV ‘보르도’와 ‘크리스털 로즈’도 마찬가지다. ‘보르도’의 고광택 블랙이나 ‘크리스털 로즈’의 빛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성은 모두 ‘이중사출’이라는 뿌리산업이 튼튼히 뒷받침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TV뿐만이 아니다. 제조업의 총아인 자동차와 조선도 뿌리산업 역할이 막대하다. 차량 1대 생산 때 6대 뿌리산업 관련 비중이 부품 수 기준으로 약 90%(2만2500개), 무게 기준으로 약 86%(1.36톤)나 된다. 선박은 전체 건조비용 35%가 용접과 관련돼 있다. 용접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원전 수명도 달라진다. 지난해 기준 6대 뿌리산업 총생산액은 약 31조6000억원, 수출은 98억달러를 기록했다. 생기원에 따르면 뿌리산업이 주력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기전자 29%, 자동차 25%, 조선산업기계 24% 정도다. 전국에 약 1만개의 뿌리 관련 기업이 있으며 33만명의 일자리를 담당, 제조업 전체 고용의 약 11.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뿌리기업 중 95.8%가 중소기업으로 전형적인 중기형 산업이며, 수요 대기업의 2~4차 협력사가 90%를 차지할 정도로 대기업 종속 구조를 보이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인천·경기에 54%의 뿌리기업이 밀집해 있고 부산·경남권 22.8%, 대구·경북권 13.4% 순으로 분포해 있다. 국내 뿌리산업의 기술경쟁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범용 기술을 중심으로 일부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업종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약 8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의 지속적인 제조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뿌리산업 성장률은 매년 하락, 2006년부터는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고 있다. 뿌리산업은 그 특성상 공정이 암묵지로 체화돼 전수, 발전하기 때문에 개도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선진국의 마지막 기술 프리미엄’ 영역이 돼 가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속적 지원이 절실하다. 250년 전통의 스위스 시계와 120년 전통의 독일 벤츠, 90년 전통의 일본 카메라 등은 이러한 예다. 나경환 생기원장은 “과거 우리도 주몽의 칼과 금속활자, 고려청자처럼 뿌리산업에 기반을 둔 명품을 다수 보유했지만 뿌리산업을 제대로 보호하고 발전시키지 못해 그 기술력이 현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뿌리산업은 국내 제조업 전반에 걸쳐 기반성과 연계성이 높은 산업으로 첨단화 및 융·복합화를 통해 신성장동력 산업의 탄생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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