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의 시설 투자가 하반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사업자는 상반기 투자 규모가 올해 예정했던 투자액 가운데 20~30% 안팎에 그쳐 대부분의 시설 투자가 3분기 이후에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요금 인하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면서 자칫 올해 예정했던 투자가 원점에서 재검토되거나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업자 역시 망 고도화와 서비스 품질을 위해 시설 투자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요금 인하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1분기에 3000억원 정도를 투자한 SK텔레콤은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수준에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측은 “투자는 공시 사안으로 대략적인 액수도 공개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며 “기본적인 시설 투자는 이미 이뤄졌고 4세대 LTE 등과 관련해 투자 규모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상반기 전체 투자 규모는 내달 중 정확한 수치가 나오며 하반기 시설 투자는 LTE와 함께 망 과부하 해결 등 3G네트워크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연초 올해 2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도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장비를 포함한 시설 투자에 나선다. 상반기 LTE 분야에 집중한 LG는 지금까지 전체 예정됐던 액수 가운데 30% 수준에서 투자가 이뤄졌다. LG는 올해 연간 투자 규모를 1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상반기에는 사실 큰 투자가 필요치 않았다”며 “계획대로라면 올해 투자 가운데 대부분이 3~4분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개 사업자 가운데 가장 큰 액수는 3조2000억원가량을 시설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예정인 KT도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다. KT는 공시 자료에 따르면 1분기에 무선 3600억원, 유선 2600억원 등 총 6889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2분기에는 4000억~5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KT 측은 “대부분의 투자가 하반기로 잡혀 있다” 며 “무선망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비한 3G망 업그레이드(CCC) 투자와 와이파이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유선 분야에서는 IPTV·초고속 인터넷 대비해 백본망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하반기 요금 인하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원래 예상했던 시설 투자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당장 SK텔레콤은 9월 기본료 1000원 인하, 문자메시지(SMS) 50건 무료를 골자로 새로운 통신 요금제를 실시한다. 증권가에서는 9월부터 SK텔레콤은 2356억원의 매출 감소, 1437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했다. 감소폭은 전체 매출의 1.8%, 영업이익의 5.6% 수준이다. 요금 인하로 인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최대 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에서 요금 인하를 실시할 경우 더 큰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같은 조건으로 인하할 때 영업이익 감소액은 KT가 올해와 내년에 각각 863억원, 2588억원, LG유플러스의 경우 481억원, 1443억원씩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증권가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 등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시설 투자 부문에서 조정을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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