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미국 IT벤처투자가 스마트폰 혁명과 함께 살아났다. 미국의 제2의 IT경기 부활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19일 올해 들어 미국 내 벤처펀드 결성이 대폭 증가, 자금 상당분이 ‘IT’로 쏠리고 있다. ‘잡스 신드롬’에 스마트폰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클라우드컴퓨팅·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새로운 IT비즈니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가운데도 IT부문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전미벤처캐피털협회 최근 자료에 따르면 1분기 펀드 결성 규모는 70억914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40억2360만달러와 비교해 70%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2008년 3분기 이후 지난해까지 분기 기준으로 50억달러 이상 펀드가 결성된 적은 없었다. 펀드 결성자금 상당분은 IT에 집중되고 있다. 올 1분기 정보통신 투자는 37.9%로 생명공학(24.8%) 일반제조(24.8%) 문화콘텐츠(9.4%) 등을 크게 앞선다. 특히 SNS를 포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등 신기술 기반 기업은 미국 벤처캐피탈이 주목하고 있는 부문이다. 넷스케이프 창업자로 페이스북·징가·그루폰·트위터·포스퀘어 등 IT기업에 집중 투자한 마크 안드레센의 안드레센 호로위츠 CEO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아이디어에는 5만달러씩 날릴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벤처 투자사인 더린스타트업 에릭 라이즈 대표는 “인터넷 부문에서 새로운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자금들은 온라인 게임, 모바일 앱 등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의 IT벤처기업 투자는 ‘여럿 중 하나(One of Them)’로 전락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02년만 해도 전체 벤처투자에서 정보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48.8%에 달했으나 꾸준히 하락, 2008년부터는 20%대로 낮아졌다. 올해 들어 4월 현재 전체 벤처투자 중 정보통신 투자는 21.4%로 일반제조(30.1%) 문화콘텐츠(28.8%)에 크게 못 미친다. 민간 출자 부진으로 정부 주도로 벤처펀드가 결성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정부 재원인 모태펀드가 중소기업 진흥자금을 비롯해 문화·영화·특허 등에서 마련되면서 관련 산업 등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모태펀드 재원은 중진계정(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이 8696억원(64%)으로 가장 많고, 영화를 포함한 문화계정이 3270억원(24%) 그리고 특허계정이 1430억원(10.5%) 순이다. 모태펀드에 들어간 IT 관련 자금인 방통계정은 100억원에 불과하다. IT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겪는 풍속도다. IT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신성장동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IT는 여럿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신규 모바일 비즈니스 그리고 4G 단말기, LTE 등 IT분야 잠재력이 무궁무진한데 역량을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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