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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동북아 오일허브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파일이름 :110601015030_.jpg
문서분량 : 1 page 등록인 : etnews
문서뷰어 : 뷰어없음 등록/수정일 : 11.05.31 / 1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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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동북아 오일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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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지역의 경제 발전으로 인해 석유 소비와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석유 소비의 중심이 구미에서 동북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동북아지역의 석유 소비량은 연평균 3.9% 증가해 하루 1630만 배럴로 세계 소비량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수요 증가분의 절반도 동북아 지역 차지다.
 한국과 중국·일본·대만의 석유제품 물동량은 2006년 60억배럴에서 2015년 74억배럴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인근 타이세트에서 극동 나홋카 부근 코즈미노를 잇는 4700㎞의 동시베리아∼태평양(ESPO) 송유관 건설 사업이 오는 2014년 완공되면 하루 160만배럴의 원유가 한국·일본은 물론 태평양 건너 미국에까지 팔려 나가게 된다.
 같은 해 파나마 운하가 성공적으로 확장될 경우 최대 30만톤 선박의 통행이 가능해져 중동산 원유의 운송기일이 대폭 짧아질 전망이다. 파나마 송유관 원유 이송방향도 대서양 방향에서 태평양으로 바뀌게 된다. 캐나다의 오일샌드를 태평양까지 송유관으로 나르는 공사도 이때쯤 마무리 돼 하루 300만배럴이 넘는 원유가 동북아 지역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거대 석유 현물시장 탄생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오일허브, 황금알을 낳는 거위=오일허브의 저장 탱크 용량을 3000만배럴로 구축하면 31일간의 간접 비축효과를 갖게 된다. 직접 비축한 것에 비해 7조5000억원의 정부 예산을 아낄 수 있다.
 생산 유발효과만 전국적으로 4조4447억원에 달하고 지역적이긴 하지만 2만2138개의 새로운 일자리도 생긴다. 물동량 증가에 따른 항만산업 발전은 덤이다.
 석유시장 형성으로 산유국 간 경쟁이 촉진돼 배럴당 1달러만 싸게 들여와도 연간 1조원의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존 원유를 단순히 수입, 정제해 팔던 방식에서 벗어나 석유물류 사업으로 확대되고 이에 따른 대금결제, 파생상품 거래, 장외 및 선물시장 발전으로 금융허브로 도약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으로 한국이 떠오른다=동북아 지역의 석유 물동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가 이 지역 석유물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동북아 지역 석유 물류는 싱가포르의 오일허브가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
 오일허브는 세계 주요 항로상에 위치한 석유 집산지로 산유국, 정유회사, 트레이더 등이 저장 탱크를 이용해 혼합·제조·정제 등의 부가가치 활동을 거쳐 석유를 중개 및 거래하는 국제 석유물류의 중심 거점을 일컫는다.
 우리나라가 여수와 울산에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는 기존 미국이나 유럽, 싱가포르 중심의 석유시장을 한국으로 돌릴 수 있는 호기다.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석유정제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하루 239만배럴을 정제해 이 중 39%를 해외에 내다 팔고 있다. 하루 약 50만배럴의 잉여 정제력이 있고 규모 경제 효과로 일본과 싱가포르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이 뿐만 아니라 배후에 중국과 일본·대만 등 북미 시장 규모의 거대 소비국이 밀집돼 있으며 지난해부터 ESPO 송유관으로 공급되는 일일 1억배럴의 물량 중 39%를 우리나라가 사용, 신규 수요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대중국 교역량도 싱가포르에 비해 2배 이상 많고 중국의 주요 소비지로의 수송기간도 싱가포르보다 5일 이상 단축돼 막대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에서 배우다=우리나라가 싱가포르에 비해 지역적 이점이 있긴 하지만 싱가포르는 이미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있다. 글로벌 오일 트레이더 및 탱크 터미널 업체 유치는 물론이고 금융허브로서 필요한 기능과 시스템 등은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싱가포르 오일허브는 우리와 달리 정부가 직접 나선 경우다. 석유제품의 상업 거래량 증가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국가장기발전계획에 따라 추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우선 해당 지역을 관세 자유구역으로 지정, 대부분의 수입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1989년부터 국제 무역으로 1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회사들에겐 18%인 법인세율을 5년간 10%로 깎아준다. 국외 거래와 환적거래, 재수출도 허용해주고 관세나 부가세를 상품이 국내 반입될 때까지 유예시켜준다. 원유 및 석유제품을 섞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수요처에서 원하는 품질을 맞춰줄 수 있도록 했다.
 지경부는 동북아 오일허브를 성공적으로 구축키 위해 싱가포르의 사례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송병록 코리아인프라스트럭쳐 대표는 “석유 거래에 필요한 여건 조성과 세제 지원을 인센티브가 아닌 오일허브 구축의 선결 조건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고객에 대한 가치를 제공하지 않고는 무역의 중심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3대 오일허브
 세계엔 이미 3대 오일허브가 운영 중이다. 미국과 유럽·싱가포르다.
 미국 걸프 지역은 세계 최고의 석유물류 허브다. 하루 석유 정제규모만 888만배럴로 한국의 3배가 넘는다. 미국 내 최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지역에 위치해 있어 최적의 입지 여건을 갖췄다. 민간 기업이 주도해 개발했으며 금융서비스의 품질도 매우 높다. 세계 최대 석유소비 시장인 미국 내 수요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는 내수형 오일허브다.
 유럽의 ARA지역은 서유럽의 산업·상업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고 넉넉한 석유 및 화학제품 저장시설을 보유, 저장 및 중계기지 역할에 적합하다. 항만을 중심으로 물류네트워크가 잘 정비돼 있어 중동에서 공급되는 원유를 서유럽 내륙까지 효과적으로 수송할 수 있다. 거래소 시장은 실패했으나 충분한 배후지를 활용,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무역 중심지로 자체 오일가격지수를 갖고 있다. 정부 주도로 이뤄져 오일허브 비즈니스 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시장이 발달돼 있어 거래소 시장이 활성화 돼 있다. 반면에 비싼 용지 임대료와 임금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 내수시장이 부족함에도 금융허브 구축과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지원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계 무역형 오일허브로 발달했다.
 
 
 ◆인터뷰-도경환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북아 오일허브를 통해 우리나라에 석유시장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시장이 갖춰지면 자연스레 거래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도경환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동북아 오일허브의 최종 목표로 국가 에너지 안보와 금융거래 시장 개설, 물동량 증가로 인한 항만 산업 발달, 지역경제 활성화, 석유제품 공급 루트 다변화로 인한 가격 인하 효과 등을 들었다.
 도 국장은 “오일허브 구축은 단순히 원유를 수입해 정제해서 내다 파는 것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석유물류 산업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 오일허브에 있는 오일 트레이더나 글로벌 탱크터미널 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한 투자 요건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 오일 트레이더들이 석유제품 혼합 불가와 관세 환급, 운송 선박 국적 문제로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도 국장의 설명이다.
 도 국장은 “특히 오일 트레이더가 가장 크게 문제를 삼는 건 석유제품을 섞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미 수출 신고된 물품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관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일허브를 거칠 경우 운송하다 멸실한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돌려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도 국내 정유사들의 참여를 막고 있다고 한다.
 도 국장은 “보세구역 내 원유 및 석유제품 혼합, 관세 환급 시기 조정은 필요하다는 게 지경부의 방침”이라며 “관세법에 의한 환적화물을 수입화물로 변경해 혼합이 가능토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고 환특법에 의해 선적 시 관세를 환급할 수 있게 관세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원유 운반선의 체선 방지 및 선박회전율 제고를 위해서는 야간 입출항 허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안전사고 위험으로 3만톤 이상의 원유 운반선은 야간 운항을 규제하고 있으나 선박 상태, 부두 여건, 적재 화물의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북아 오일허브는 단순한 석유 저장사업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0만톤급 운송선박 하나에만 2000억원어치의 원유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죠. 이 거대한 시장을 우리나라에 안정적으로 끌어들이도록 투자여건을 마련하는 게 바로 정부의 역할입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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