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향후 10년간 국내 이동통신사의 경쟁 기반이 될 주파수 추가 할당에 관한 정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방통위가 당초 예고했던 2.1/1.8㎓와 700㎒ 대역 동시 할당안을 슬그머니 거둬들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1㎓ 대역에서는 공정경쟁 차원에서 참여 제한이 적용될 것으로 보여 사업자 간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사라진 황금주파수 ‘700㎒’=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세 가지 대역 동시 할당을 검토했으나 아직 용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 700㎒ 대역을 같은 시기에 할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700㎒ 대역 제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초부터 본격화된 방통위의 주파수 정책 논의는 1.8㎓ 대역을 주파수 경매에 포함시키는 것을 제외하고는 헛바퀴를 굴린 셈이다. 당초 사업자 간 주파수 확보 경쟁이 너무 치열해 조율점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정책 결정이 미뤄졌지만 결과적으로 경쟁 환경은 나아진 게 없고 사업자들의 전략만 혼선을 빚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에는 지금 당장 급증하는 3G 가입자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는데 정부의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새로운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등 검토·대응작업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불평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파수 정책을 쉽사리 확정짓지 못한 것은 기본적으로 할당 주파수가 수요에 비해 적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 만큼 700㎒ 대역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700㎒ 대역을 글로벌 통신 대역에 맞게 재조정하더라도 70㎒ 폭의 여유 대역이 발생한다. 이는 세 사업자가 나눠 가질 수 있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700㎒ 대역을 2013년에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할당을 미룰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어차피 6월 말 반납예정인 1.8㎓ 대역 20㎒ 폭도 KT의 기존 중계기 설비 조정 등으로 인해 2012년 하반기에나 사용 가능한 상황이다. ◇참여제한 불똥 ‘어디로’=방통위가 700㎒를 할당대상에서 제외한 가운데 2.1㎓ 대역에서는 사업자별 참여제한 방침을 굳히면서 이통사업자들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통 3사 모두 2.1㎓을 1순위 확보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참여 제한이 적용되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참여 제한이 이뤄진다면 이 대역에서 가장 많은 주파수(60㎒)를 갖고 있는 SK텔레콤은 이변이 없는 한 배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KT 역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2.1㎓ 대역에서 40㎒ 폭을 보유한 KT가 추가로 할당받을 경우 SK텔레콤과 KT가 반반씩 보유하고 LG유플러스는 전혀 보유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측은 “2.1㎓ 대역은 모바일 트래픽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에게 할당돼야 한다”며 “인위적으로 참여를 제한하면 경매제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반발했다. KT는 복잡한 셈에 들어갔다. KT 역시 2.1㎓을 1순위로 보고 있지만 참여 제한이 이뤄지거나 경매가가 크게 치솟을 것에 대비해 1.8㎓ 대역도 주시하고 있다. KT는 6월 말까지 현재 1.8㎓에서 제공 중인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LTE 등 차세대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1.8㎓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받아 이 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차선책으로 검토 중이다. LG유플러스는 2.1㎓ 대역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3사 가운데 유일하게 2.1㎓ 주파수를 보유하지 않아 경쟁구도에서 밀려왔다며 줄기차게 경매 단독 참여를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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