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3D 반도체 칩 개발 소식이 반도체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인텔이 3D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한지 하루 만에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인텔의 모바일 AP 시장 진출 가능성에 초점이 모아지면서 삼성전자·ARM·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치기도 했다. ◇인텔 기술 개발 ‘의미있으나 지켜보자’=삼성전자는 지난 6일 공식 발표를 통해 인텔의 3D 기술 개발에 대해 ‘기술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삼성전자도 3D 트랜지스터 기술과 관련된 특허 등 연구 성과를 이미 축적하고 있으며 3D 기술 도입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와 관련해 3D기술인 T-CAT(Tera bit Cell Array Transister) 등에서 상당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은 20나노급인 낸드플래시를 10나노까지 축소할 수 있는 유력한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인텔이 발표한 것은 기술 개발에 해당하는 만큼 실제 기술 구현 여부는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 발표 당일 7.2% 주가가 폭락하면서 직접적인 피해업체로 거론된 ARM은 덤덤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안드류 ARM 마케팅 부사장은 “인텔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수년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으며 항상 경쟁기업으로 생각해왔다”며 “그러나 ARM은 더 탄탄한 에코시스템을 보유하는 등 인텔에 비해 관련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AP 진출?=삼성전자와 ARM 양사의 이번 입장 표명은 인텔의 3D 기술 개발에 대해서는 상당기간 예의주시하고 있었으며 실제 제품 구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켜보자’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또 삼성전자와 ARM이 공을 들이고 있는 ‘모바일 AP’ 시장에 인텔의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등에 모바일 AP를 납품하는 등 모바일 시장의 확산에 힘입어 관련 시장을 60% 이상 점유하고 있다. ARM도 삼성전자를 포함해 전 세계 200여개 기업에 ARM코어 라이선싱을 제공하고 있으며 모바일 AP 시장에서도 9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탄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인텔은 PC 프로세서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에도 불구하고 저전력과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모바일 AP 시장을 제대로 진출하지 못했다. 인텔의 발표대로 이번 기술이 소비 전력을 50%가량 줄인다면 삼성전자와 ARM에는 가장 강력한 적수를 만나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근 특허 소송을 진행하기 시작한 가운데 인텔의 이번 발표로 인텔이 애플 물량을 수주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애플마저도 인텔이 워낙 반도체 분야 거인이어서 버거운 상대라는 점에서 애플과 인텔의 제휴는 설로 그칠 가능성도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전력 감소도 중요하지만 3D 기술은 칩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모바일 AP에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단기간에 모바일AP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제품이 나오면 판단될 것”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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