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출근전 가전기기를 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작동하도록 설정하고, 전기자동차는 값싼 심야 전력을 이용해 충전해 쓴다. 한겨울 외출할 때는 낮에는 태양전지, 밤에는 인체의 동작에 의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지능형 의복을 착용하고 있다. 핏줄처럼 퍼져있는 광섬유망 외에도 초소형 마이크로프로세서, 고성능 종이전지 등이 옷에 내장돼 있어 메일을 주고 받는 등 필요한 업무를 즉석에서 하고 있다. 모두가 전기 융합기술 덕분이다.
‘생활전기’는 고도로 발달한 전기에너지 기술을 일상 생활에 접목해 누릴 수 있는 전기융합기술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 Smart Grid)’과 ‘지능형 에너지섬유’를 꼽을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양방향으로 전력정보를 교환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전기 생산자와 소비자가 지능적으로 전력을 생산·소비할 수 있고, 나아가 디지털 기기별로 전력사용량은 물론 실시간 요금제를 통해 전기 요금이 가장 저렴한 시간에 전기를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하면 저렴한 시간에 충전한 전기를 비싼 시간에 되파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최초의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목표로 5대 분야, 3단계 시나리오를 마련·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0년까지 국가 송·배전망 고도화, 수용가 전력사용 효율화를 목표로 스마트미터(Smart Meter) 설치와 스마트그리드 기술 검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유럽은 2022년까지 회원국가내 모든 건물에 스마트 미터를 설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능형 에너지섬유’는 입는 컴퓨터(wearable System)를 내장한 지능형 의복과 이에 필요한 각종 지능형 섬유를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섬유 기술을 말한다. 지능형 에너지섬유로 옷을 만들면 외부 전원 없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해 열을 내고, 생화학적 마이크로 센서를 통해 건강 등 각종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또 곳곳에 분산된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외부와의 통신 및 각종 업무수행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국내에서는 연구기관과 대학을 중심으로 개념적인 제안 및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 MIT에서 유기태양전지를 종이 위에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나 개발에는 아직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윤 KERI 나노융합에너지소재연구센터 연구원은 “지능형 에너지섬유는 현재 섬유 기반의 센서를 개발해 제품을 상용화하는 수준에까지 와 있다”며 “신소재, 센서 등 기술집약 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섬유, 의류 산업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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