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원전의 안전성 강화 요구와 일부 사업의 취소 등 여파가 예상되지만 원전 확대 기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전을 축소할 경우 축소된 부분을 화석연료로 대체해야 하는데 이 경우 온실가스 배출 문제와 연료 고갈 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최적이지만 여러 이유로 당장은 원전의 대안이 안 된다는 것도 원전 대세론에 무게를 더해준다. 세계적으로 원자력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2008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는 439기가 가동 중이고 2030년까지 약 430기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원전도 안정적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원자력 산업 확대의 키워드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원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의 관리문제다. 국내에서도 오는 2016년부터 사용후핵연료 소내저장이 포화되기 시작한다. 사용후핵연료는 약 94%의 유용한 자원을 포함한다. 이를 고속로의 연료로 재활용할 경우, 최종처분 방사성폐기물의 부피를 1/20로 감소시키고 처분관리기간을 30만년에서 300년으로 줄일 수 있다. 우라늄자원 이용률도 10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시 문제가 되는 고발열성 핵종들을 따로 회수해 관리, 처분장 부지면적을 1/100로 줄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친화성 확보와 우라늄자원의 재순환을 통한 무한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한 고속로 연계 순환핵연료주기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소듐냉각고속로와 파이로건식처리(pyroprocessing) 기술을 연계한 ‘친환경 고속로 순환핵연료주기 시스템’ 기술개발을 포함하는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 장기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지난 2006년 국내에서는 독창적 개념의 중형 소듐냉각고속로 KALIMER-600 개념설계를 완성했고 이를 토대로 제4세대원자력 시스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제4세대 소듐냉각고속로 개발은 장기적으로 2028년까지 실증로 건설·운영을 목표로 하여 2017년까지 실증로 표준설계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은 1984년 IFR(Integral Fast Reactor) 프로그램 착수와 함께 파이로건식처리기술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 현재 처리용량을 늘리는 공정기술을 개발 중이다. 일본은 2025년까지 고속실증로 및 관련 핵연료주기시설의 건설을 계획 중이다. 사용후핵연료와 함께 미래원전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이 수소생산시스템이다. 화석연료의 본질적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대량으로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원자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수소는 자원 제약이 없고, 이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다. 하지만 수소는 포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니라 화석연료나 물로부터 분리해 내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수소를 분리하는 데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 에너지를 공급하는 가장 효율적인 후보가 원자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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