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광주시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광주 광산업 연구개발(R&D)과 기반 구축에 1조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이 같은 지원으로 관련 기업 매출도 꾸준히 늘어 올해 말 ‘3조원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광주 광산업의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인프라 구축에 8477억원이 지원됐지만 실제로 생산품은 광원과 광통신 등 특정 분야에 편중돼 있고 업계 역시 영세성을 여전히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은 광주 광산업 실태를 진단하고, 향후 국가 성장동력으로 광산업이 가야 할 방향을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편집자주>
광주 광산업계는 한때 ‘메카’를 꿈꿨다. 지난해 말 기준 관련기업이 360곳으로 늘고 매출도 2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광주 광산업의 현실은 암담하다. 절반 이상이 이상이 10억원 미만 영세기업이다. 전체 매출 40%를 LG이노텍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광산업체 가운데 상장사는 LG이노텍과 셀런·지앤알·셀런에스엔 4곳에 불구하다. 더욱이 셀런은 자본금 전액잠식으로 오는 15일 상장폐지가 확정됐고 지앤알은 순익이 줄어들고 있다. 7일 광주시와 한국광산업진흥회가 광주지역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 광주광산업은 지난 99년 47개사 1100억원의 매출에서 올해 말 370개사 3조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사 결과 매출 10억원 미만은 전체의 56%인 200곳으로 집계됐으며 50억 이상인 기업은 49곳으로 15%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단순조립 위주의 영세업체들은 자체 R&D 역량이 부족하고 마케팅 및 재투자 여력이 없어 2~3년 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한 영세업체들의 도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광주 광산업의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광산업 관련 인적·물적 인프라를 광주 광산업단지에 집적했지만, 광주 내 산업단지 입주기업은 전국 광산업 기업 2127곳의 17%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수도권에 몰려 있다. 거래처가 몰려 있는 수도권이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하며, 대기업과의 주문자생산,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업 상당수는 R&D는 광주에서, 제조는 수도권에서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광주가 광산업 R&D 단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이유다. 조규종 한국광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지역 내 동종 업체 간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는 전략성 연계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기업과의 OEM 생산방식 등 상생협력 네트워크 구축에도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효섭 광주시 전략산업과 광산업팀장은 “지난 10년간 인프라 중심의 집적화단지 조성을 비롯해 LED·광통신 특화분야 상업화 지원 등을 토대로 광산업 육성정책을 전개해 왔다”면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으나 국가 100년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 차원에서 광산업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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