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1차 격전지는 서버나 스토리지 자원을 빌려 쓰는 서비스로서 인프라스트럭처(IaaS) 시장이다. 이 시장은 초기 시장의 상징성, 대중적인 수요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지만 업체들의 진검 승부는 다른 곳에서 펼쳐질 공산이 크다. 바로 데스크톱가상화(VDI) 클라우드 시장이다. 최근 모바일오피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워크 환경이 큰 관심을 모으면서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다. 이 시장은 KT·SK텔레콤·LG유플러스·LG CNS 등 4사가 초기 시장 선점 경쟁을 치열하게 펼칠 전망이다. 이들은 모두 VDI를 자사에 적용했던 경험을 토대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초 SK텔레콤과 LG CNS가 VDI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오는 3월 말 KT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상반기 중에 VDI 클라우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도 지속적으로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와 본격적인 레이스에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서비스 형태 ‘각양각색’=VDI 서비스는 사용자의 데스크톱 환경을 가상 서버 인프라에서 그대로 구현해 주는 것이다. 기업들이 VDI 서비스를 도입하면 직원들이 외부에서도 자유롭게 가상 데스크톱 환경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또 가상데스크톱 환경에서 작업한 내용들은 모두 사내 중앙 서버에 자동 저장되기 때문에 기업의 데이터보안에도 탁월하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서비스 영역을 서비스로서 데스크톱(Desktop as a Service)이라 부른다. 기업이 개별적으로 VDI 서비스를 구축할 수도 있지만 클라우드 VDI 서비스로 도입하게 될 경우 추가적인 혜택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게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주장이다. 자체 구축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적화된 자원을 원하는 시간에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으며, 경험있는 전문 인력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VDI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KT, SKT,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사는 모두 자사에 VDI 서비스를 시범 적용한 바 있다. 직접 구축했던 경험과 서비스 운영관리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대외 서비스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제공하는 VDI 클라우드 서비스의 형태는 서로 다르다. KT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적을 것으로 예상,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만 우선 출시한다. 각 기업의 환경에 맞춰 VDI 서비스와 관련 인프라를 KT의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모두 직접 구축해 준다는 계획이다. 단, 고객이 VDI 시스템을 임대해서 사용할지, 혹은 자산으로 소유할지를 선택하고, 시스템 설치 장소도 고객사와 KT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중 선택할 수 있다. 서정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은 “많은 기업들이 프라이빗 형태의 서비스 제공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가상데스크톱과 이용자 단말 간의 데이터 트래픽 처리과 구축 비용 등의 문제로 개인이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퍼블릭 서비스로 제공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KT와 달리 나머지 3사는 프라이빗과 퍼블릭 서비스 모두를 제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 CNS는 기존 사업 모델인 구축형 SI 서비스와 함께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모두 계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별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구축형 서비스로 △LG CNS의 데이터센터 내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프라이빗 서비스 형태로 △데이터센터가 별도로 없는 소규모 기업에는 퍼블릭 서비스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출시한 T클라우드비즈(Tcloud biz)라는 SaaS 포털에 오는 3월 말 VDI클라우드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미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를 통해 웹브라우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클라우드PC 서비스는 지난 1월 출시됐다. 기업의 데스크톱 대체는 힘들지만 대형 음식점, 병원 등의 고객서비스용 데스크톱은 쉽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장 활성화에 자신…공격적인 목표 매출 수립=4사의 VDI 클라우드 서비스 요금을 둘러싼 눈치전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소유형 및 임대형, 시스템 구축 장소에 따라 다양한 가격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며, LG CNS, SK텔레콤 등은 월정액 요금제를 도입했다. 서정식 본부장은 “아직 가격 수준을 밝히기 곤란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을 시장에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4개사 모두 올해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목표 매출을 공격적으로 잡았다. 오랜 시간 준비해 왔을 뿐 아니라 VDI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해 VDI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국내 VDI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스마트워킹 환경 구축을 계획하거나 기업 내 문서를 자산화하고자 하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전략적으로 영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공공기관, 금융기업, 콜센터 및 교육기관 등을 타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일부 기업은 서비스 도입을 전제로 기술검증(PoC)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KT는 밝혔다. LG CNS도 기존 VDI 구축형 서비스와 함께 올해 VDI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로 신규 고객 1만명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T와 LG유플러스도 내부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LG 유플러스 융합통신담당 조근석 팀장은 “상반기 내로 의미 있는 도입사례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W 라이선스 정책, 사용자 인식 제고 등이 과제=일각에서는 이들 업체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시장 확산이 빠르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유는 그동안 많은 기업의 IT관리자들이 씬클라이언트 등을 통해 초기 VDI를 도입했다가 실패한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 VDI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면 전체 업무프로세스도 변경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상 데스크톱을 포함한 가상화 환경에 적합한 운영시스템, 업무용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라이선스 정책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MS와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여전히 물리적 환경에 적용되는 라이선스 정책을 그대로 가상화 환경에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단말기별로 라이선스를 모두 맺도록 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준비하고 있는 SKT, LG CNS, LG유플러스는 MS와 이러한 라이선스 문제로 인한 제약사항들을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정식 본부장은 “VDI 서비스를 통한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이 실제 물리적 환경과 똑같거나 우월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측면에서의 편익을 수용하는 인식을 형성하는 것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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