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거래가 하락세가 8개월 만에 드디어 멈췄다. 그러나 이미 대만 및 엘피다 등은 지난 8개월간의 가격 하락 여파로 깊은 내상을 입은 상태여서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시장에서의 입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15일 가격조사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월 초순 1Gb DDR3 D램 고정거래가는 보름 전과 같은 0.88달러를 유지했다. 국내 기업들의 주력 제품으로 부상한 2Gb DDR 3 D램 고정 거래가 역시 보름 전과 동일한 1.84달러를 기록했다. 메모리 단품을 이용해 만든 DDR3 메모리 모듈 가격 역시 보름 전과 동일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시작된 고정거래가 하락 행진도 마감했다. 다만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현물거래가와 달리 상승세로 반전되지는 않았다. D램 익스체인지가 조사하는 고정거래가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기업이 PC 고객이나 대형 고객에게 판매하는 PC용 D램 가격으로 전체 PC D램 유통의 95% 정도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샌디브리지 관련 칩세트 리콜사태에도 불구하고 대형 PC 고객들의 판매가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됐다”며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D램 강세로 메모리기업들이 PC용 D램 생산보다는 모바일 D램 생산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도 PC용 D램 가격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솔로몬증권의 임홍빈 연구원은 “2월 고정거래처 협상은 짧은 달이기 때문에 월 1회로 끝나면서 1월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3월부터는 소폭의 반등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격 하락은 멈췄지만 후발기업들의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만약 이대로 가격이 3월까지 유지된다 하더라도 지난해 4분기 평균 D램 가격인 1.34달러에 비해 1분기 D램 평균 가격은 33%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후발기업들의 적자폭은 1분기에 더 커질 가능성도 높다. 이미 난야, 이노테라, 엘피다 등은 지난해 4분기에 -74%, -51%, -28%의 영업 적자율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과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D램 판매비중이 높은데다가 미세공정에서도 앞서 각각 19%, 15%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임 연구원은 “2월 가격 유지는 예상보다 빠른 반전”이라며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한데다가 승자독식 등에 따라 가격 반등에 대한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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