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기업 데스크톱가상화(VDI)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VDI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이슈는 사용자가 서버의 가상 데스크톱에 접속하게 해주는 단말기에 있다. 바로 제로클라이언트와 모바일 컴퓨팅기기, 즉 스마트폰·스마트패드다. 특히 보안에 민감한 은행권이 고객센터 등에 제로클라이언트 기반 VDI를 속속 도입하면서 VDI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컴퓨팅 성능을 강화시킨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이 등장하고 기업 모바일오피스 환경에 적용되면서 모바일기기로도 중앙 서버의 데스크톱 환경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가트너 등 시장전망기관에 따르면 VDI는 서버 가상화보다 늦게 시작되었지만 보편화 속도는 훨씬 빠르다. 테스트와 파일럿 프로젝트 단계에서 업계 보편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서버 가상화는 약 7년(2005~2011년) 걸렸지만 VDI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작년 초 대기업 구축 사례가 서서히 등장하고 기업 보안 차원에서 문서중앙화 수요와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다. VDI 솔루션업체들까지 어리둥절해할 정도다. 시트릭스코리아의 경우 2009년 대비 2010년 VDI 사업실적이 300% 성장했으며 올해 역시 비슷한 성장세를 자신하고 있다. 이제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을 뿐이라는 판단에서다. VD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사용자 접속 장비도 다양해지고 있다. PC 대신 신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것도 옛말, 이제는 제로클라이언트 시대를 열고 있다. 또 스마트패드 등 노트북·넷북을 대체할 수 있는 이동형 컴퓨팅기기들이 기업 업무에 적용되면서 VDI 단말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를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보안과 TCO 절감에 효과적인 제로클라이언트 제로클라이언트 기반 VDI를 도입하는 유형은 △새롭게 VDI를 구축하는 경우 △VDI를 구현하는 가장 큰 목적이 보안인 경우 △업무 범위가 좁고 한시적 사용자를 지원하는 업무 환경인 경우의 주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제로클라이언트 기반 VDI를 적용한 은행들도 주로 고객센터나 연수원 등을 대상으로 삼았다. VDI는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인 기밀 유출을 방지할 수 있고 △특정 PC가 아닌 어떤 PC에서라도 내 데스크톱 업무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을 제공하며 △노후화된 PC를 교체하지 않고 새로운 OS나 SW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해외 사업장이나 지역사무소 등 원거리 업무 현장의 PC 사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VDI가 환영을 받았다. 제로클라이언트는 이러한 VDI의 구현 목적 중 보안과 비용 절감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VDI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PC 업그레이드 비용 절감은 VDI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가상화 SW, 중앙 서버·스토리지 자원 증설, 네트워크 증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3~5년 이상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는 비용 효과가 있지만 VDI를 도입하는 주목적은 보안과 접근성에 있다. 제로클라이언트는 보안과 접근성을 만족시키면서 일반 VDI 구현 비용보다 더 높은 TCO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신기술 수용에 가장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은행권에서 제로클라이언트 기반 VDI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기업은행·농협·신한은행 등이 제로클라이언트 기반 VDI를 도입했으며 적용 대상도 확장할 계획에 있다. 제로클라이언트는 신클라이언트에 상대되는 말이다. 신클라이언트가 나오면서 일반 PC가 팻(Fat)클라이언트, 시크(Thick)클라이언트 등으로 불렸고, 제로클라이언트는 신클라이언트보다 더 슬림화되었다. 슬림화된 것은 부피만이 아니다. 제로클라이언트는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 ‘무빙 파트(모터에 의해 구동되는 부품)’가 없다. 아무리 크기가 작은 단말기라고 해도 CPU나 메모리가 있으면 신 클라이언트이지 제로클라이언트는 아니다. 제로클라이언트는 무빙 파트가 없기 때문에 부품 업그레이드나 고장 등 장애에서 자유롭다. PC나 신클라이언트의 업그레이드 주기가 3~5년이라면 제로클라이언트는 8~9년에 이른다. 자체 구동 부품이 없다는 것은 전력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단말기에 문제가 있으면 단말기의 전원을 껐다 켜는 것만으로 다시 업무 환경이 시작된다. 하드디스크가 없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도 당연히 설치되지 않는다. OS와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서버에 저장되고 운영되며, 모니터에 결과값(이미지)을 뿌려주고 입출력을 처리한다. 따라서 OS 라이선스 비용도 줄어든다. VDI 환경에서는 사용자 OS가 2본 필요하지만 제로클라이언트에서는 1본이면 된다. OS 에러로 인한 PC 장애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모니터 겸용 제로클라이언트를 공급하고 있으며, 델 역시 제로클라이언트 FX100을 공급하고 있다. 후지쯔·HP 등도 제로클라이언트 제품이 있으나 국내에서는 공급을 하지 않거나 소극적이다.
#이동성과 접근성에 역점 둔 모바일 VDI 제로클라이언트가 VDI에서 PC를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면, 모바일 VDI는 사무실 PC의 보완재로서 사용된다. VDI 도입 목적 중 ‘언제 어디서나 업무 환경에 접속할 수 있는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 이미 VDI를 구축한 곳에서 스마트기기로 단말기를 추가 적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에도 VDI와 모바일오피스는 기업 IT의 큰 관심사였지만 각각 독자적으로 추진되었다. 두 가지는 별개의 것으로 인식됐으며 프로젝트 추진 주체도 달랐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기기의 컴퓨팅 성능이 향상되고 이에 따라 처리할 수 있는 업무 범위가 늘어나면서 ‘모바일오피스+데스크톱가상화=모바일 VDI’가 등장했다. 이달 초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보여주듯 듀얼코어와 큰 화면을 채택한 스마트폰·스마트패드가 대거 출시되었다. 이전에는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고 인터넷과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이동통신 기기였다면 최근의 스마트폰·스마트패드는 이동통신도 가능한 컴퓨팅 장비로 재정립되고 있다. 다만 VDI를 구현한 곳에서 사용자 접속 단말을 스마트패드·스마트폰으로 확대 적용하기 때문에 현재 모바일 VDI를 구축한 기업은 많지 않다. 구축사로는 KT가 대표적이다. KT는 3만2000여 직원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하고 데스크톱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해 모바일오피스를 구현했다. 전선제조업체 JS전선도 VDI를 아이폰으로 확대하고 있다. JS전선은 2010년 초 SBC시스템 ‘JS웨이’를 구축했으며 아이폰을 단말기로 한 모바일 VDI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임원과 팀장, 해외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테스트작업을 했으며, 순차적으로 전사 확대하고 단말기 지원도 아이패드, 윈도 계열로 확대한다. 모바일오피스의 주목적이 업무 처리인 만큼 아이패드가 더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패드에서 자유롭게 MS 오피스 사용 모바일 VDI의 접속 단말로 스마트패드가 부상하면서 새로운 현상을 기대하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에서 MS 윈도 환경의 오피스 프로그램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모바일 VDI에서는 VPN, 사내 업무 인증을 위한 싱글사인온, 업무 자원(파일·문서)에 대한 세분화된 권한 부여, 문서의 중앙 스토리지 저장 등 VDI의 장점이 그대로 계승된다. VDI의 원리가 단말기(PC·스마트패드 등)에서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버에서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그 이미지(결과값)를 단말기 화면에 나타내주며 입출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간단한 확인이나 승인 정도에 불과했지만 넷북에 접근하는 성능을 가진 스마트패드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마트패드가 준PC 수준의 컴퓨팅 기능을 제공하면서 스마트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폭이 넓어졌다. 이동 중에 처리할 수 있는 업무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유광웅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사용자를 개인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로 구분해보면 개인 사용자는 주로 정보를 소비하는 형태의 사용을 하지만 기업 사용자는 업무 시스템으로부터 정보를 생성 및 재가공하는 정보 생성자의 역할을 한다”며 “후자의 경우 현재로선 가장 최적화된 환경은 MS 윈도임은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모바일 VDI를 이용하면 이 최적화된 업무 환경을 아이폰·아이패드에서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4G통신 LTE가 확산되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 접속이 안 되는 지역에서도 4G통신을 이용해 업무 처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4G를 지원하는 스마트기기를 도입해야 한다. 박현선·안호천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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