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한파에 에너지 소비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오는 24일부터 백화점 등 에너지 다소비건물의 난방온도가 20℃로 제한된다. 또 평일 오전 10~12시 사이 수도권전철 등 도시철도의 운행 간격을 현행보다 1~3분 연장하고, 홈쇼핑 등에서 전열기구를 팔 때 전기료를 허위 광고하는 행위도 단속을 받는다. 정부는 18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1년 에너지수요 전망 및 대책’을 확정해 공표했다. 그간 정부는 에너지 수급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에너지 비상대책반’을 구성·운영하는 한편, 지난해 12월 29일부로 ‘관심’ 단계의 경보를 발령하고 공공기관의 선도적 에너지절약 조치 시행실태를 불시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동계기간 현 수준의 고유가가 지속될 전망인데다, 계속되는 한파로 전력수요가 역대최대치를 연일 갱신함에 따라 보다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대책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해 다양한 긴급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2월 18일까지 4주간 2000TOE(석유환산톤) 이상 에너지 다소비 건물 441곳(백화점, 마트 등 판매시설 174, 업무시설 113, 교육 68, 숙박시설 54, 기타 32개)의 실내온도를 20℃ 이하로 제한토록 했다. 시행기간 중에는 441개 건물전체에 대한 실태점검을 하고, 불이행건물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태료 부과 조치할 예정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여름피크 동안 시행된 냉방온도 제한조치가 전력피크 예방에 큰 기여를 했다”며 “대형건물에 대한 난방온도 제한조치와 더불어 권장 난방온도 준수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동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밖에도 동계 전력피크 주발생시간인 오전 11~12시 사이의 전력피크 분산을 위해 오전 10~12시에는 수도권전철 등 도시철도의 운행 간격을 국민의 불편이 적은 범위에서 현행보다 1~3분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오전 11~12시에는 전국을 6개 지역으로 구분해 2000TOE 이상 대형 사업장(1992개), 건물(441개)의 개별 난방기를 지역별로 10분씩 순차 운휴하며,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난방기사용을 1일 1시간씩 2회 중단(오전 11~12시, 오후 5~6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열기의 무분별한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광고상의 효율, 난방요금 절감효과 등을 실제와 비교해 결과를 공표한 후 공정위·방통위와 협조해 시정 조치할 예정이다. 또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전열기의 소비전력·효율·예상 전기요금 등의 표시의무화를 추진해 광고 속 과소 계산된 전기요금으로 인한 소비자의 왜곡된 선택을 방지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적절한 정책적 조치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총에너지는 경제성장 지속으로 전년대비 5.1% 증가한 2억7190만TOE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전년대비 에너지 소비증가(1330만TOE) 요인의 절반이상이 전력량 사용증가(780만TOE)에 기인하며,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요금이 유지되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부문별 에너지수요관리를 지속 강화하고, 에너지절약의 성장동력화 및 합리적규제 등을 통해 에너지절약을 체계적 시스템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공공건물에 대해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사업을 의무화하고 1500억원 규모의 ESCO 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중소기업 신용제고를 위해 공제조합을 설립한다는 목표다. 또 에너지효율향상 20대 기술을 발굴하는 한편,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해당설비 및 제품에 대한 보급지원도 추진한다. 또 에어컨·냉장고·드럼세탁기를 우선대상으로 에너지효율 목표관리제를 추진하고 점차 그 범위를 늘려 최고수준의 가전제품 에너지 효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기초 수급 가구나 사회복지 시설에 대한 에너지 저효율 제품 무상교체 계획도 보고했다. 최 장관은 “저소득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낮은 노후된 제품들을 사용하다보니 오히려 에너지 비용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며 “에너지 고효율 제품 보급을 통해 실질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전통시장 백열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것을 지원하고, 공공 노후 아파트에 대한 난방 배관 교체는 일부 정부 보조금과 저리 융자 형태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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