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오락실에서 좀 놀아본 사람이라면 ‘보글보글’을 기억한다. 원제는 ‘버블보블 (Bubble Bobble)’ 이지만 한국에 수입되면서 보글보글로 더욱 유명세를 떨쳤다. 방울을 쏘아 올려 같은 색을 세 개 혹은 그 이상 이으면 ‘타다닥’하고 거품을 터트리는 쾌감을 맛볼 수 있었던 바로 그 게임이다. 그 시절에는 어느 동네 오락실에서나 보글보글 앞에 한쪽 눈을 질끈 감고 조작레버를 정교하게 만지는 고수들을 흔히 만날 수 있었다. 보글보글이 온라인으로 다시 탄생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일본의 타이토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개발한 ‘퍼즐버블 온라인’이 지난 5일 첫 테스트를 마쳤다. 퍼즐버블 온라인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버블보블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 캐주얼 아케이드 게임의 강자로 군림했던 그 명성을 온라인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까? ◇온라인이지만 옛 향취 그대로=퍼즐버블 온라인에서 눈 여겨 볼 부분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퍼블버블 온라인의 플레이는 크게 싱글 모드와 온라인 모드로 나눠져 있다. 싱글 모드에서는 아케이드 게임 시절 느꼈던 향취를 그대로 맛볼 수 있다. 키보드의 방향 버튼으로 각도를 조절하고 스페이스바로 방울을 쏴 스테이지를 클리어 한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맵의 난이도는 높아지고 보유한 목숨을 다 잃으면 게임머니로 이어갈 수 있다. PC에서 보글보글의 ‘타닥타닥’ 경쾌한 파열음을 즐기는 기분은 꽤 특별하다. 원작과 거의 동일한 진행방식은 미리 검증된 게임성을 그대로 계승해 안정감을 준다. 반면 온라인 모드에서는 약간의 ‘반짝임’이 보인다. 아케이드인 원작을 옮겨오며 온라인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붙여 넣었다. ‘카트라이더’에서 시작돼 온라인 버전 ‘테트리스’ 등에까지 시도된 아이템 모드는 어색하지 않게 ‘퍼즐버블’에 얹어졌다. 아이템 모드의 진행은 직관적이다. 상단에 위치한 방울을 터뜨려 속에 위치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아이템전에서는 상대의 맵에 방울을 한줄 추가하거나 아예 가려버리는 과감한 공격도 가능하다. 반대로 자신의 맵에서 아이템을 사용해 한 번에 방울을 없앨 수도 있다. 이는 다수가 한편을 이뤄 맞붙는 팀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언제 전세가 뒤집힐지 모르는 아이템 전을 즐기다보면 보글보글에서 느끼지 못했던 긴장감을 즐길 수 있다. 온라인 모드에서는 아이템없이 게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자신의 맵에 방울을 없애면 상대 맵에 방울이 생긴다. 아이템전이 만드는 변수를 벗어나 실력만으로 겨루고 싶다면 추천할 만하다. ◇편안함을 주는 화면 ‘이것이 바로 캐주얼이다’=퍼즐버블 온라인의 외모는 한마디로 ‘귀엽다’라는 말로 정리된다. 자신만의 정체성은 부족하지만 파스텔 톤의 색감을 바탕으로 원색의 방울들이 만들어내는 화려함은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공룡 등 캐릭터의 디자인도 2차 상품이 가능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주면서 따뜻한 화면은 퍼즐버블이 가고자하는 길을 정확히 보여준다. 캐주얼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퍼즐버블 온라인은 아기자기함에 열광하는 여성 유저나 무거운 것을 싫어하는 게이머라면 그리고 온라인게임에 아예 흥미가 없던 이들까지 한 번에 포섭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의 비주얼이다. 원작이 보여준 게임성에 한국 업체들이 가진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경험을 결합하면 상당히 폭발력있는 캐주얼 게임이 가능해 보인다. 이번에 실체를 드러낸 퍼즐버블 온라인은 그 기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영리한 만남이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롱런도 불가능하지 않다. 전대영 플레이포럼 기자 pan@playfor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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