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제품,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등을 신규 개발하거나 유지보수할 때, 요구사항(Requirement)은 개발의 방향 및 목표가 되면서 고객의 만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요건이다. 따라서 올바른 요구사항의 정의 및 효과적인 관리는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프로세스 중 하나이다.
◇프로젝트 실패 원인 대부분이 요구관리에 기인=요구사항 정의 및 관리 프로세스는 통합역량성숙도모델(CMMI), 국제표준화기구(ISO)인증 등과 같은 글로벌 품질 개선 모델, 표준 등을 준수하기 위해 반드시 충족시켜야 할 프로세스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의 IT프로젝트는 첨단 기술을 요구하며 디지털 융복합으로 인해 시스템이 극히 복잡해지고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 반면, 치열한 경쟁에 의해 개발주기가 점점 단축되고 있고 글로벌화, 아웃소싱에 의한 분산 개발로 변함에 따라 요구사항의 관리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탠디시 그룹의 자료를 보면 해외 IT프로젝트 실패 항목들 중 50%가 요구관리와 관련되어 있고, 프로젝트의 전체 비용 중 70~80%가 요구관리 실패로 인한 재작업 비용이라고 한다. 스탠디스 그룹의 데이터는 비단 해외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젝트에도 적용되는 데이터이기도 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주된 원인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불충분한 요구사항의 정의 및 의사소통이다. 제한된 자원과 일정으로 인해 개발 초기 프로세스에서 요구사항의 본질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과 이해당사자 간의 불완전한 대화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는 변경관리가 부실했다는 것이다.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개발 산출물에 대한 변경 시 해당 내용의 변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이나 연관성 등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요구관리가 실패하게 된다. 이 조사 결과는 IT기업이 프로젝트 및 제품 개발 역량 향상을 위해 쏟아붓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저해하는 기술 외적인 요소에 의해 많은 프로젝트가 실패의 위협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기술 외적인 위협 요소를 초기에 발견하고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먹구구식 요구사항 관리에서 벗어나 공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방법에 의해 요구사항을 관리함으로써 프로젝트 성공을 기대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의 요구관리 현황은 어떻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기술 외적인 요소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국내 요구관리의 현재 및 문제점=우선 급격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라 제품 기획 및 요건 사전 정의가 충분히 내려지지 않을 때가 많다.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IT 융복합에 따른 제품 복잡도의 증가는 기업이 현실적인 제품 기획 및 요건 정의를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누구보다 빨리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야 하는 비즈니스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 IT 개발부서는 개발 주기를 단축시켜야 하고 이는 개발 프로세스의 기간도 함께 단축하게 만든다. 개발자의 프로세스 실행 시간 부족, 프로세스의 부실한 이행 등이 야기된다. 또 개발 결과물의 신속한 발표에 치중한 나머지 제품 기획, 요건 수집 및 정의 활동 등을 적절한 수준으로 수행하지 못하다 보니, 제품 전체 개발 기간 동안 수시로 요건이 변경되면서 재작업이 과다하게 발생된다. 이는 제품 품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리고 국내 기업에서는 주먹구구식 요구관리가 아직까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2000년대 초기부터 Mil-Std 498, CMM/CMMI, ISO/SPICE 등의 다양한 품질 모델 및 표준 등을 통해 요구관리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되었고 요구관리가 모범 사례(베스트 프랙티스)인 것으로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국내 국방 및 항공 분야에서는 Mil-Std 498, ISO 12207 등을 중심으로 요구관리를 시스템공학의 일부로 적용하기 시작하였고 산업계에서는 CMM/CMMI를 중심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제조업계에서는 제품 개발 및 개발 주기 특성 상 요구사항의 재사용 및 제품군 관리 이슈로 인해 요구관리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의 요구관리 방법 및 운영 방식을 분석해보면 대부분의 기업이 MS 오피스 계열 또는 유사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요구사항의 정의 및 요구 변경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스템 또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의 성숙도가 높거나 공학적으로 요구관리를 접근하는 일부 기업에서는 외국 유명 업체의 COTS(Commercial Off The Shelf) 도구를 도입하거나 자체적으로 요구관리 도구를 개발하여 요구사항을 관리하기도 한다. 요구관리의 주체를 보면 대부분의 국내 기업에서는 개발자가 개발 업무와 병행하여 요구관리를 직접 수행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요구관리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역할 및 권한을 부여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도 한다. 또한 프로세스 측면에서 분석해보면, 요구관리를 전사에 표준화하여 시스템적으로 적용하는 일부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요구관리 프로세스는 존재하지만 반복적으로 수행되지 않거나 임시방편(Ad-hoc)으로 요구관리를 하는 기업도 많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프로세스·인력·기술·문화 측면에서 요구관리=요구관리가 국내 소개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많은 기업에 내재화 및 체질화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왜 그럴까. 2000년대 초부터 CMM 및 소프트웨어 공학 관련 컨설팅을 해온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많은 국내 기업의 IT 개발 실무자들이 요구관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요구관리를 실현하는 데 많은 장벽과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IT 품질의 3대 요소이면서 변화 관리의 주요 요건인 △프로세스 △인력 △기술 관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우선 프로세스 측면에서는 요구관리에 대한 기업 정책 및 규정이 미흡하다. 요구관리에 대한 기업의 필요성 인식 및 수용 의지가 미흡하고 요구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준수 규정이 약하거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또 요구사항 정의 및 변경관리 프로세스가 없거나 민첩하게 관리되고 있지 않았다. 요구사항 정의 및 변경관리 프로세스가 미흡하기 때문에 요구관리의 반복적인 수행에 따른 일관성 및 추적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기존 폭포수(waterfall) 방식으로 요구관리 활동을 수행하면 수시로 요건이 변경되는 현재의 개발 환경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요구관리 개선 노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요구관리상의 문제점들을 지속적이면서 종합적인 개선을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임시방편적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문제의 근본 원인은 해결되지 않고 되풀이된다. 권오성 한국IBM 소프트웨어솔루션 연구소 래쇼날서비스팀 실장 ohsung@kr.ibm.com
====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의 요구사항 관리 ①국내 요구관리의 현황 및 문제점 ②요구관리의 발전 방향과 모범적 접근법 ※ ②번 기사는 CIO BIZ+ 온라인(www.ciobiz.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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