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시스템사업은 더 이상 ‘시스템’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기업 전반의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사업으로 확대됐다. 과거 서버 증설·교체를 통한 인프라 확장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쪽으로 바뀐 데 이어 최근에는 이를 넘어 IT를 통해 전사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비즈니스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큰 그림에 초점이 맞춰졌다. 여기에 스마트폰·스마트패드가 업무에 적극 활용되면서 모바일 중심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도 차세대사업의 일환으로 고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이어질 차세대사업도 대부분 이러한 환경 변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 추진 방식도 기존 ‘빅뱅’ ‘인하우스’ 등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두 가지를 혼합하거나 선행기업의 차세대 모델을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예정된 차세대사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KT의 운영지원시스템(OSS)·빌링지원시스템(BSS) 구축사업이다. 1000억원 규모로 추진될 대형사업이어서 경쟁사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운 동종업계와 사업 수주를 노리는 IT업계 사이에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융권은 주요 은행·증권사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마무리됐지만, KT와 유사한 규모로 진행되는 신한카드 차세대사업과 중소 증권·보험·선물 등 제2금융권의 사업이 활발하다. 보험업계는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이 2기 차세대시스템사업을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 ING생명·알리안츠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도 차세대사업을 준비 중이다. 보험사 분사를 계획 중인 NH보험도 올해 2분기 구축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증권사도 한화증권이 푸르덴셜투자증권과의 합병으로 차세대사업을 추진한다. 유진투자증권·키움증권·이트레이드증권 등도 올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공공 부문에서도 굵직한 차세대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달 300억원 규모 차세대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뒤이어 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한다. 국세청은 내년 본사업 착수를 앞두고 올 한 해 동안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 등을 진행한다. 철강업계에서도 동국제강그룹 유니온스틸이 상반기 전사자원관리(ERP), 생산관리시스템(MES) 등을 재구축하는 전사 프로세스혁신(PI)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전문가 한마디=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는 차별화된 차세대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일부 기업이 선행 차세대사업 모델을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장점도 있지만 동일한 모델 도입에만 초점을 맞추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며 “최근 새롭게 부각된 모바일·소셜·클라우드컴퓨팅을 고려해 목표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선행 기업의 차세대사업이 ‘2.0’이었다면 올해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은 ‘2.5’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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