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테크노파크는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경기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임치제 이용 수수료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제도가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해 30건의 기술에 대해 약 9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경기테크노파크측은 내년에는 지역 중소기업의 핵심기술 보호를 위해 지원 대상 및 건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부터 중소 협력사와 공동 개발한 기술에 대해 정부 기술임치제를 활용하고 있다. 과거 공동개발 기술 일부가 협력사의 파산으로 무용지물된 사례가 있어, 이를 도입한 것. 이를 통해 한전은 협력사의 폐업·파산에도 기술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중소 협력사 역시 임치제를 통해 개발사실을 입증하게 돼 기술유출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정부가 2008년 처음 도입해 매년 확대하고 있는 기술임치제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막는 대표적인 사례로 대기업의 협력사에 대한 부당한 단가인하 요구와 함께 기술 탈취가 꼽혔다. 단가인하는 기업간 거래 특성상 해결이 쉽지 않은 가운데 기술 탈취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검증해 보관하는 기술임치제를 통해 문제점을 크게 해소하고 있는 것.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공동성장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즉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정부내 기술임치 적극 도입=최근 기술임치제의 확산 분위기가 여럿 감지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9월 29일 범정부차원에서 수립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에 기술임치제가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된 내용으로 ‘동반성장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술자료 공유는 허용하되, 부당한 탈취·유용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방지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가 됐다. 또 대기업의 동의가 없더라도 중소기업 단독으로 기술자료를 임치할 수 있도록 하고,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중소기업이 기술자료를 개발한 것으로 추정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측에서는 이를 통해 “기술자료 임치제의 실효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기술자료 임치제 활성화를 위한 시설도 확충하기로 해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서 운영·관리 중인 기밀금고가 현재의 400개에서 300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대기업들은 협력 납품업체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기술자료를 요구하지 말고, 임치제 이용을 유도하도록 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동반성장 추진대책은 각 부처의 정책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소기업옴부즈만(기업호민관)실에서는 중소기업이 개발한 핵심 기술자료를 신뢰성있는 기관인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보관함으로써 기술자료의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최근 ‘하도급거래 공정화 지침’과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 절칟지원 등에 관한 기준’에서 기술자료임치제를 반영했다. 지식경제부 역시 공공기관이 소프트웨어(SW) 발주시 안전장치 마련을 위한 SW분리발주 가이드라인에 제도를 담았다. 이밖에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조달청, 금융감독원, 중소기업청 등도 지침·규정 등에 기술자료임치제의 권고 및 활용에 대한 내용이 들어갔다. ◇기업도 필요성 공감=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지난 7월 기술임치제의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전체 기업의 89%가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8.3%가 ‘매우 필요하다’고 말해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으며, ‘대체로 필요한 편’과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는 답변도 각각 59.2%와 21.5%에 달했다. 전체 기준으로는 채 10%도 안되는 7.0%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으며, 4%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기업규모별로 조사한 ‘이용의향’에서는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대기업에서 더 절실하게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87.5%, 중소기업의 81.4%가 ‘사항에 따라 이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답변 배경과 관련 대기업들은 협력 중소기업들의 부도·폐업에 대한 피해를 가장 많이 우려했고, 중소기업은 기술유출을 가장 많이 들었다. 기술임치제를 이용하는 한전 관계자는 “협력 중소기업이 파산하면 대개 함께 개발한 기술을 관리할 수 없게 된다”며 그런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해 제도를 이용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수요는 늘지만, 예산은 오히려 줄어=기술임치제의 필요성에 대한 이같은 인식을 반영, 업계에서 기술임치제 활용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 2008년 처음 제도가 도입됐을 당시 임치 사례는 26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그 건수가 500건 그리고 내년에는 1500건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예상이다. 여기에 국가정보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기술유출 160건 가운데 중소기업에서 나타난 것은 102건으로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국정원측은 중소기업 기술유출을 막으면 연간 17조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술임치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기술임치 예산은 17억1700만원이었으나 내년에는 중기청 요구액인 15억원의 채 3분의 1에 불과한 5억원으로 축소해 국회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 관계자는 “기술임치제는 중소기업의 기술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유일한 제도적 보호막”이라며 “축소된 예산으로는 원활한 기술임치제도 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예산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술임치제 정부 반영현황>
*자료:대·중소기업협력재단
◆기고:권성동 한나라당 국회의원-中企 기술유출, 안전금고로 막는다 독자적인 친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기능성 용기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S사는 각고의 노력 끝에 특수 포장기술을 개발했다. S사는 판로개척을 위해 대기업을 방문하여 해당 제품과 노하우를 보여주었으나 대기업은 오히려 S사의 기술을 보고 먼저 특허를 출원했다. 이에 S사는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먼저 개발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어 눈뜨고 대기업에 기술을 뺏겨버렸다. 이렇듯 중소기업이 친신만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첨단기술이 외부로 유출되어 망하는 기업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기술 기반의 중소기업일수록 이러한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2004년부터 5년간 국정원이 적발한 전체 기술유출 적발건수는 160건에 달하며 피해액도 253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 중 64%인 102건이 중소기업에게 발생하였다. 기술유출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없애기 위해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해외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는 기술임치제도를 도입하여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였다. 중소기업도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2년 남짓한 기간동안 이용실적이 500건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법적으로 완벽하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 이유는 기술임치제도가 아주 유용하나 기술유출이 발생하면, 법적 효력이 부족하여 사실관계로만 개발사실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의원을 포함 10여명의 국회의원들은 기술임치제도에 대한 법적 효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월 상생법(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을 발의하였으며, 지난달 25일 국회를 통과하였다. 주요 내용은 임치한 기술에 대한 개발사실 및 개발시기 등을 법적으로 명확화하기 위해 추정효과를 부여하고, 제도를 악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추정효과란 반대증거가 없는 한 법률상 개발사실을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이번 법률개정으로 인해 중소기업은 기술노출의 위험 때문에 특허로 보호하거나 내부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핵심기술에 대해서도 기술임치제도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다. 또 중소기업이 안심하고 핵심기술을 임치기관에 맡길 수 있도록 운영담당자에게도 선관주의(善管注意) 의무를 부여하여 기술유출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토록 하였으며, 타인의 기술을 허위로 임치한 경우에도 무거운 처벌조항을 부과하여 제도의 악용을 방지토록 하였다. 이제 중소기업 기술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다. 중소기업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기술임치제를 이용하여 소중한 핵심기술을 안전하게 보호하여야 할 것이다. ksd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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