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 주가는 8일 기준 12.7%(214.3포인트) 큰 폭 상승한 반면에, 벤처와 벤처캐피털의 자금조달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코스닥 시장은 이 기간 오히려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코스닥 주가는 작년 종가가 513.57이었으나 8일 종가 기준으로 500선에도 올라서지 못한 497.08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그 이유로 올 들어 꾸준히 유입돼온 외국 자본이 유가증권에 상장돼 있는 대형 우량주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대규모로 유입되는 최근 상황에서는 개별종목보다는 주식, 채권, 국가별 비중 조절 차원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우선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좋은 대형주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돼 코스닥 종목이 소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스피 시장의 IT대형주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다. 코스닥 시장의 40% 이상 종목이 IT 및 IT유관산업 소속인 가운데 올 들어 대형 IT주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코스닥도 관심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은 다소 엇갈리지만, 강세장을 띠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데 힘이 실린다. 흐름상 그동안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도 있지만, 실적 측면에서 기대치를 상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실적 부진 우려는 7일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치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IT분야 업황 둔화 우려가 가시지 않을 경우, 코스닥 증시의 밸류에이션 할인 상황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산업이 내년 초까지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연말 랠리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투자전략도 실적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유가증권 시장의 상승 이후 코스닥 시장과 중소형 시장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단기 테마에 휘둘리기 보다는 실적에 근거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연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에 비해 리스크 요인이 많은 만큼 테마주에 대한 무리한 투자보다는 기업실적과 수주내용 등 계량화된 결과를 바탕으로 신중한 투자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특히 루머에 의해 단기 급등한 테마주는 루머가 사실이 아닐 경우 낙폭 또한 크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기대되는 테마주로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 태블릿PC 관련주, 전기자동차, 중국 내수주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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