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세정장비 시장의 35%을 차지하고 있는 DMS(대표 박용석). 특히 D(도킹)-HDC(고집적세정기)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90%에 이른다. D-HDC란 LCD 증착장비에 연동되어 있는 세정 장비이다. 기존의 세정 장비의 경우 증착장비(CVD, Sputter)와는 독립적으로 설치되어 왔다. 세정장비가 증착장비에 붙어 있으면 유리 반송시간 등에서 훨씬 효율적이지만 세정장비와 증착기는 각각 생산하는 업체가 달라 연동 즉 `도킹`할 수 있는 장비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DMS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자 자사가 사용중인 증착장비에 도킹할 수 있는 세정기를 만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LG디스플레이의 장비개발팀도 2년 이상 연구개발에 공동 참여했다. 2년 가량의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개발과 검증이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마침내 개발 완료단계, DMS사가 특허 출원을 한 상태에서 LG디스플레이는 5세대 양산라인에서 양산 검증을 했다. 결과는 성공적. P4(LGD 5세대 라인)에 D-HDC가 세계최초로 도입되었고, DMS는 H-HDC에 대한 특허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 크기 면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제는 LG디스플레이뿐이 아닌 중국 대만 업체에도 수출을 하고 있다. DMS는 반도체, LCD세정기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일본업체를 따돌리고 지난 10여년간 500대 이상의 장비를 증착장비와 `도킹`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백라이트 협력사들에게 자사의 노하우를 전파했다. 자사 모듈공정을 셀 생산방식으로 교체한 것이 큰 효과를 보자 이를 협력사에게도 전수한 것이다. 협력사들은 삼성전자의 지원아래 기존의 컨베이어 생산방식을 셀 생산방식으로 변경하고 부품의 공정 재분배를 통해 백라이트 조립을 단순화했다. 생산성이 이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백라이트 협력사인 태산LCD가 키코 피해로 부도직전까지 몰리자 자재를 대신 구매해 공급하고 LCD TV 모듈 조립까지 위탁,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계기로 제공하기도 했다. 83년 첫 생산을 하기 시작한 우리나라 반도체 역사는 93년 첫 양산을 개시한 LCD에 비해 10년 이상 앞서있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된 반도체의 장비 국산화율은 20%에 그치고 있는 반면 LCD는 50%를 넘는다. 최근 투자를 진행중인 8세대 라인의 경우 7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어디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기술적으로 반도체 장비가 더 고난이도 제품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반도체와 LCD의 원가구조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가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한 반도체의 경우 호황이 오면 50%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LCD의 경우 재료비 비중이 60%에 이르는 만큼 아무리 영업이익을 내려고 해도 30% 이상 내기 어렵다. 그 때문에 LCD 업계에서는 투자 및 재료비 비중을 낮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국산 장비, 소재 개발을 독려해왔다. 상생 문화가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경영자들의 의지 역시 굳건했다. 삼성전자의 이상완 전 LCD 총괄 사장, 장원기 LCD사업부 현 사장, LG디스플레이의 구본준 전 사장, 권영수 사장 모두 국산화에 큰 관심을 갖고 독려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강호문 사장 역시 삼성전기 사장 시절 국내 최초로 사내에 상생협력센터를 설립하고 협력사가 입주해 공동으로 제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생에 대해서는 어느 CEO보다 적극적이다. 특히 지난 2006년 LCD 공급과잉으로 업계 전체가 사상 최악의 경영위기에 직면하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를 상생으로 돌파하는 계기로 삼았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경영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한 결과 단순 구매 단가 인하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이때부터 협력사의 경쟁력이 우리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굳건히 하게 됐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7년 6월, LCD 업계 최초로 협력회사와 서로를 배려하는 상생의 관계를 통한 진정한 파트너십 구현을 목적으로 `상생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협력회사와의 `One Team` 활동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협력회사와 생산성, 품질, 물류 분야의 경쟁력 강화 활동을 통해 글로벌 경영위기를 극복하고자 하였고, 과감한 투자결정을 통한 선대응 전략으로 경쟁사 대비 절대 우위 역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이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상생 품목을 발굴하고, 전략 공급선을 확대, LG디스플레이 생태계 경쟁력 확보를 추진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5월 상생협력실(올해부터 상생협력센터로 명칭 변경)을 신설한 이후 전사차원에서 상생협력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 LCD 사업부는 상생협력실이 발족하기 이전에는 자체적으로 다양한 상생협력방안을 추진해왔다. 협력사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삼성전자가 함께 참여해 혁신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해외 의존도가 높은 LCD 핵심설비인 액정주입기(ODF) 개발을 코닉시스템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기술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간 45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과 엔지니어 파견, 기술교류회 및 공정기술 교육지원 등을 진행해왔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창조적 상생경영을 위한 `크레파스(CrePas : Creative Partnership)`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크레파스`는 협력회사의 기술 관련 아이디어가 현실화 될 수 있도록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개발 과제에 포함시켜 개발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2년 이상 장기 과제에 대해서도 지원한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NCB네트웍스와 협업을 통해 AMOLED 전용 고성능 측정기 개발에 성공했다. 1년전 NCB네트웍스가 아이디어를 내자 과감히 투자했고 통상 20%인 계약금도 50%로 올려 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해결해줬다. 최영대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 소자 수출과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규모는 거의 비슷하지만 소재와 장비 분야로 가면 디스플레이 분야 매출이 반도체를 크게 상회한다”며 “디스플레이 강국 이면에는 끈끈한 상생협력 문화가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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