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컴퓨터 기업 ‘삼보’가 내달 2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30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간 삼보는 국내 PC업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처음으로 개인용 컴퓨터를 상용화했으며 토종 PC 수출의 물꼬를 텄다. 한 때 삼성·LG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고속 성장을 지속하면서 벤처 신화로 추앙 받았다. 그러나 이 후 법정 관리, 매각, 인수·합병이라는 우여곡절을 겪고 셀런에 인수되면서 잠시 회생의 조짐을 보였다. 모기업 경영 실패라는 악재를 딛고 다시 원점에 선 삼보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 봤다.
삼보는 1980년 7월 2일 자본금 1000만 원으로 청계천 초라한 사무실에서 출발했다. 이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인용 컴퓨터(PC) ‘SE-8001’을 출시했다. 당시 대당 가격은 1000만원. 대기업 평균 연봉이 25만 원으로 일부 기업과 연구소로 극히 수요가 제한적이었다. 이어 1990년 ‘트라이젬 20XT’를 내놓고 본격적인 가정용 PC시장을 열었다. 6000대가 판매된 20XT는 이중 1000대가 개인에게 팔렸다. 이 때부터 금성·현대 등 대기업이 PC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면서 ‘컴퓨터 붐’을 일으켰다. 삼보 성공 신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캐나다에 1200대에 달하는 PC를 수출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종 컴퓨터가 해외에 첫 발을 디딘 대사건이었다. 신발·가방·섬유와 같은 노동집약형 제품이 해외 시장 개척 품목이었던 당시에 컴퓨터라는 새로운 기술 집약형 제품을 수출 대열에 올려 놓았다. 신기술 개발과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에도 기여했다. 1993년에는 애플 PDA ‘뉴턴’과 비슷한 시기에 ‘잼 패드’라는 PDA를 독자 개발했다. 440g 초경량 무게에 모뎀을 장착하고 팩스 송수신 데이터 교환 등이 가능했던 당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동원한 첨단 제품이었다. PC 하드웨어 시장을 열어 제치면서 보석 글·아래 한글·훈민정음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뛰어 노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1997년 외환 위기로 전체 시장이 얼어 있을 때 ‘드림시스 61’를 내놓고 공격 마케팅에 포문을 열었다. 2년 후 제품 주요 부품을 바꿔주는 ‘체인지업’ 마케팅은 능률협회 최고 히트 상품에 선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초기 국내 PC 시장은 삼보가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컴퓨터 역사에서 굵직굵직한 사건 중심에는 삼보가 빠짐없이 자리 잡았다. 당시 쌓았던 기술력은 아직도 건재해 판매 관리시스템(POS) 분야에서 토종 돌풍을 일으킨 밸크리텍, PC 유통의 터줏대감 PC디렉트 등 다수의 삼보 출신 기업이 활동 중이다. 그러나 삼보는 두루넷 설립 등 사업 다각화로 휘청거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05년 법정 관리를 신청했지만 다행히 삼보 명성은 죽지 않았다. 2007년 유럽 시장에 1만대 노트북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후 셀런에 매각되고 2008년 1월 법정 관리를 졸업했다. 새 주인을 찾은 삼보는 다시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PC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30주년을 맞는 삼보는 기업·조달·해외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올해 사령탑을 맞은 손종문 사장은 “삼보가 비록 화려했던 시절과 비교해 주춤한 건 사실”이지만 “기술력과 노하우는 아직도 살아 있어 옛 명성을 되찾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삼보는 30주년을 기념해 ‘창립 30주년 마이크로 사이트(30th.trigem.co.kr)’를 열고 다양한 이벤트를 시작했다. 내달 31일까지 두 달간 열리며 ‘TG 삼보 30년, 대한민국 컴퓨터 30년’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부 행사와 삼보 30년 역사에서 주요 뉴스를 선정한 이벤트를 함께 진행한다. 강병준기자, 윤건일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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