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면 일등이 돼라 #국내 굴지의 태양광업체인 H사의 K전무는 최근 태양광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푸념 했다. 그는 “우리 회사가 국내에서나 이름이 알려져 있지 국제 시장에 나가면 ‘누구세요?’라는 말을 듣기 일쑤”라며 “국내 업체들이 힘을 모아 ‘코리아’ 브랜드라도 만들어 국제 시장의 상위권을 점유하지 못한다면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 수출을 위해 국제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입장이라 그의 한탄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 것은 당연지사다. #지난해 130%라는 폭발적인 매출신장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태양광 웨이퍼 제조업체 N사의 L사장은 회사의 성장을 떠들지 않는다. 그는 “세계 어디에 나가서 휴대폰 메이커를 물어보면 노키아·삼성·LG·모토로라 등 불과 몇 개 상위 브랜드만 거론된다”며 “태양광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태양광발전 시설이 보편화 될수록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는 일등기업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태양광 웨이퍼 업계에서 일등이 될 때까지, 국제 시장에서 웨이퍼 하면 N사를 가장 먼저 떠올릴 때까지 묵묵히 전진하겠다는 각오다. #세계 태양전지 생산 2위 메이커로 부상한 중국의 ‘선텍파워’의 전략은 치밀했다. 먼저 미국 실리콘 메이커와 10년간 장기공급계약을 성사해 안정적인 원료 수급체계를 갖췄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2007년부터 전환사채·주식발생 등으로 3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탄탄한 공급체계를 구축한 후 전세계 유통·판매망 인수에 나섰다. 주택용 태양전지가 주류인 독일에서는 판매·시공 15개 사와 제휴했고 농장형 태양전지가 주류인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전력회사 및 지자체와 관계 구축했다. 북미에서는 모듈업체 인수 및 개인용 주택판매 회사 200개사를 조직화해 판로를 장악했다. 그리고 지난해 태양전지 2대 메이커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왜 1등이 돼야 하는가=태양광산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기 시작한지 어언 5년. 우리나라가 가진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기술력과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또 하나의 수출 효자 품목이 될 것으로 기대가 크지만 국제시장에서는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동안, 보급에만 치우친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중국산 태양전지와 모듈을 수입해 발전소를 지어 정부의 지원금을 따먹기 위한 업체들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기형적 산업구조가 형성됐다. 높은 기술력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영역인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태양전지 등의 영역보다는 설치·운영·관리의 저부가가치 산업에 치중한 소규모 사업자만 늘어나 벨류체인 상의 불균형이 초래된 것이다. 그나마 지난 2008년경부터 국제 태양광시장의 가능성을 확신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폴리실리콘과 태양전지 생산 분야에 투자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기업들의 국제시장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로 한국은 태양전지 생산량 기준으로는 세계 9위이지만 세계 상위 10대 기업에 포함된 대표기업이 없어 세계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특히 국제 태양광시장은 상위 7위 업체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과점화가 진전되고 있다. 2008년 상위 7위까지의 업체는 2009년에도 그대로 유지됐으나, 시장점유율은 2008년 44%에서 2009년 74%로 전년 대비 68.2% 증가했다. 이는 점차 2등, 3등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1등이 되기 위한 방법은=독일과 일본·중국 등이 국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미 고용 효과와 시장 잠재력이 큰 태양광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곧 우리나라도 태양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파격적인 정책지원을 하지 않으면 이들과의 경쟁이 힘들다는 말이 된다. 태양광기업들은 태양광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보급 확대와 R&D지원, 해외진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관련 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 우리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인증제도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해외 진출을 위해 수출보증보험 지원을 확대하고, 국가 차원의 해외시장 정보 제공 및 공정개발원조와 연계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전략도 필요하다. 명확한 타깃 시장의 설정에 따른 기술 확보와 사업화 전략도 중요하며, 한 가지 전문기술에 집중할지 아니면 다양한 경쟁기술을 폭넓게 확보할지 등에 대해서도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아울러 안정적으로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있는 역량을 키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해 수익성을 제고할 필요도 있다. 보급 위주의 정책을 넘어서 태양광 분야를 조기 수출산업화 대상으로 선정하고 집중 지원키로 방향을 선회한 정부와, 정부 보조금에 얽매이지 않고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R&D 투자와 인력양성, 해외 사업모델 개발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의 시너지가 1등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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