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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2.0시대] <4부-2> 공공기관도 상생 마인드 키워라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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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2.0시대] <4부-2> 공공기관도 상생 마인드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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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은 발주기관의 불명확한 요구사항과 무책임한 사업 변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불합리한 계약 관행은 고급 SW인력의 이탈 현상을 부추기고 SW 사업의 품질 저하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지난달 ‘공공 SW사업 발주선진화 포럼’에서 권호열 SW선진화포럼 정책분과위원장(강원대 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이다. 권 위원장은 공공기관의 주먹구구식 발주 관행이 결국 SW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에서 SW 지식재산권을 공동 소유하기로 해놓고 이를 지키는 곳은 거의 없다. 행정규칙이 제정되든 말든 일선 기관에서는 무시하고 안 지킨다. 정책 따로, 실행 따로다. 한마디로 생색내기다.”
 SW나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CEO들의 하소연이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개정한 국가계약법 행정규칙에 SW 지재권 공동소유를 명시했지만, 사문화됐다는 지적이다.

 SW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은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 못지 않게 공공기관의 후진적인 발주 관행 역시 시급히 고쳐야 할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슈퍼 갑’으로 통하는 공공기관이 불합리한 계약 제도를 고치려 하지 않으면 우리 SW산업의 경쟁력 확보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대기업에 요구하는 상생협력 마인드를 정부나 공공기관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부문 SW개발 사업에서 고질적인 문제는 발주자의 허술한 기획으로 꼽히고 있다. 허술한 기획은 잦은 과업변경을 불러와 SW 기업의 개발비 부담으로 작용하기 일쑤다. 수시로 변경되는 과업은 결국 부실한 개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권호열 강원대 교수는 이 때문에 “SW발주관행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사업 목표와 평가지표를 명확히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W사업의 범위와 내용, 품질 목표, 수·발주자 간 상호기대 수준을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최근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ISMP) 방법론을 개발,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ISMP란 특정 SW개발사업에 대한 요구사항을 상세히 기술함으로써 제안요청서(RFP) 작성 및 구축사업 계획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기획안이다. ISMP가 정착되면 발주자의 요구 사항과 책임 한계를 명확히 하고 SW기업의 부담을 덜게 돼 그야말로 상생이 가능해진다.
 NIPA는 이와 함께 SW고충처리센터도 올해 가동했다. 발주기관의 잦은 과업변경으로 갈등과 분쟁이 발생하면 중소 SW업체 입장에서 사태해결을 지원하는 제도다. 법조인과 학계, 공공기관 15명으로 구성된 ‘SW고충처리자문단’이 중소업체의 애로사항 해결을 지원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처럼 좋은 제도도 일선 공공기관에서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의 SW 지재권 공동소유나 SW 분리발주 제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월 전자신문 조사에서 지재권 공동소유를 지키는 공공기관은 1.9%에 불과했다. 지난 2008년 의무화한 SW 분리발주도 공공기관 실행률이 38%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기능점수 제도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태세다. 공공기관 발주자들이 기존 투입인력 방식의 대가 산정을 고수하면서 사실상 ‘사문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 상부 정부부처가 정책을 수립해도 일선 기관은 실천하지 않다보니 SW 발주제도 개선안이 실효를 잃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일선 기관이 개선안을 지키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등 정책 구속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선 기관을 상대로 정책 실행 모니터링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이 업계와 상생 관점에서 여전히 고쳐야 할 제도도 적지 않다. SW업계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는 것은 SW 유지보수 요율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현재 많아야 7∼8%에 불과한 유지보수요율이 적어도 배 이상 높아져야 제대로 된 유지보수 서비스와 기술개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스템을 구축하면 일정기간 유지보수는 공짜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공공기관들의 전향적인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행안부·지경부 등은 이를 반영해 최근 정보보호 SW를 중심으로 유지보수요율 인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예산 심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안현호 지경부 1차관은 최근 SW고충처리센터 오픈에 맞춰 “우리나라가 진정한 SW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SW 생태계를 재편해 선진적 발주관행을 정착시키는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정답을 알고 있는만큼 이젠 진정한 실천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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