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거리는 바다’와 ‘아름다운 산’. 제주특별자치도와 강원도는 천혜의 자연을 품은 관광산업 메카다. 제주는 계절마다 빼어난 비경을 갖춘 한라산과 아름다운 바다가 어우러져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꼽힌다. 강원 역시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명산과 동해안을 끼고 있어 국내외에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두 지역은 관광산업에 머물지 않고, 이를 새로운 산업으로 확대·연계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원과 제주는 각각 의료융합 및 의료관광과 전시산업·물 산업 등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양 지역은 지역산업 확대를 위해 산업구조가 열악하다는 단점을 다양한 인적·기술적 인프라를 통해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강원권은 의료융합과 의료관광 2개 사업을 통해 2012년까지 1억8000만달러 수출과 1500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 춘천·원주·강릉을 잇는 의료산업 거점도시를 활용해 의료융합산업을 선도하고, 또 동해안을 중심으로 요양과 종합검진 등 의료관광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는 물산업과 전시산업을 통해 1억달러 수출과 750명의 고급 일자리 창출을 추진한다. 우선 제주 물산업은 제주 삼다수의 글로벌 브랜드화 전략으로 3000만달러 수출을, 또 전시컨벤션 사업을 통해 3년 후 75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한다는 게 목표다.
◇강원, 의료관광·의료융합 도시로 탈바꿈=강원도의 면적은 총 1만6873.91㎢로 남한면적의 16.7%에 해당한다. 하지만 전체 면적 중 81.0%인 1만3673.36㎢가 임야에 해당할 만큼 농업·제조업 등 산업 기반은 취약하다. 15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강원권은 IT산업과 의료산업의 융합을 바탕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강원권의 성과는 광역경제권선도 1차사업에서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강원권은 매출 1800억원, 수출 410억원, 163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뒀다. 이는 매출 334.7%, 수출 133%, 고용창출 147%씩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따라서 사업이 종료되는 2012년이면 기대 이상의 성과가 예상된다. 이처럼 강원권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춘천, 원주, 강릉을 잇는 삼각테크노밸리가 IT와 NT를 의료·바이오·신소재 등과 융합해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데 기인한다. 강원권의 의료융합 사업은 IT융합의료기기, 의료영상기기, 융합의료기기 등 지역전략산업의 핵심기술과 연계해 진행 중이다. 기존 보유 기술인 생체신호측정기술, 위험감지 경보기술, 센서 네트워크 및 펌웨어기술, 고효율 MRI 시스템, 맥박·호흡 측정기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의료융합 선도산업은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융합의료기기, 조기진단시스템, 천연물의약, 의료소재 등 4개 상품군을 중심으로 2012년에 매출액 3900억원, 고용창출 1000명, 세계일류 상품 6개 육성을 이끌어 낸다는 청사진이다. 강원권은 이들 전략산업을 기반으로 2년 후 대한민국 세계시장 점유율 2% 달성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의료 관광 산업 역시 강원권이 기대하는 분야다. 2012년까지 160억원이 투자되는 의료 관광산업은 동북아, 환동해권의 의료 휴양 거점도시를 구축하는 것이다. 온천과 바다가 있는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 등에 이르는 해양관광벨트를 축으로 의료관광상품 개발로 외국인 의료관광객 수 1만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온천과 해양심층수, 스파 등을 연계한 각 도시의 의료 휴양 지원체계를 만들고 강원권 의료기관의 특화된 의료기술로 의료 관광을 책임진다는 방침이다.
◇제주, 물과 컨벤션 통해 ‘블루 골드’ 시대 연다=제주는 MICE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 MICE산업이란 회의산업(Meeting), 성과보수 투어(Incentive Tour),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 등 네 산업을 포함한 융·복합 개념의 서비스 산업이다. 특히 전시산업의 경우 매력적인 자연경관과 관광지를 보유해 리조트형 컨벤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250억원가량 국고 지원하에 관광객을 유치하고, 도시형 컨벤션과 차별화되는 리조트형 컨벤션을 유망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생산액 4968억원, 관광수입 2218억원, 생산유발효과 2700억원, 인센티브 투어 유치 243건, 국제회의 479건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 특화 여행사 7곳을 지정 육성하고, 테마파티, 이벤트, 단체 상품 개발은 물론이고 국제 전시장 구축으로 세계적인 그린 MICE 산업도시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주는 컨벤션산업 외에도 물을 황금으로 만들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천에 의하면 세계 물 시장은 지난 2004년 886조원에서 2015년에는 1579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물이 석유보다 비싼 블루 골드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제주는 지하수 함양률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46.1%로, 지하수 이용가능량은 연간 645만톤에 달한다. 특히 제주의 물은 라돈·우라늄, 전알파·라듐과 같은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미국의 천연광천수 기준을 충족하는 미네랄, 바나듐이 포함돼 인체에 이롭다. 제주는 이러한 특성의 물로 음료, 주류는 물론이고 이를 치료 요양 관광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 제주는 해외시장에 홍보와 마케팅을 통해 내년 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017년에 연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족한 인프라 ‘약점’을 ‘강점’으로= 강원과 제주는 각각 의료·관광과 전시·물 사업을 발판으로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양 경제권 모두 인구와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두 경제권은 이에 따라 각 지역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한편, 다양한 전략을 통해 목표를 이루기로 했다. 이들은 인프라가 취약하지만 천혜의 자연을 강점으로 활용하면 된다. 강원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 특화의 홍삼과 해양광천수를 활용해 치매예방 상품과 아토피 치료기술을 개발해 의료관광 서비스 거점 기관으로 발돋움한다. 이를 위해 관련 수치료 보완대체 의학 등 특화 상품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으로 러시아 및 일본 등 해외 관광객을 유치키로 했다. 제주 역시 제주만이 지닌 고유의 자연, 문화, 역사, 해상자원을 연계해 테마별 상품과 해외 시장별 수요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상하이, 싱가포르, 홍콩 등과의 MICE 산업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방침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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