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TV 등 스마트TV가 몰고 올 바람의 세기에 대한 국내 기업 및 전문가들의 예측은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구글TV가 미칠 파장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스마트TV 시장의 조기 개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일단 구글 소니 동맹군은 미국 최대의 전자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마우스 등 PC 주변기기 생산업체인 로지텍,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어도비 등과의 연합전선을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를 독식하는 애플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이번 구글TV의 출현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도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애플 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글로벌TV 산업에서의 경쟁구도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 동안 스마트TV에 대해 많이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구글·애플 등 신규 플레이어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애플과 구글이 TV사업에 진출해도 스마트폰 시장처럼 기존 선두업체를 위협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자신감에는 TV는 본질적으로 휴대폰과 성격이 다르며, 스마트폰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 등장으로 한국 기업들이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했으나, TV 시장에서만큼은 실기를 하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은 수년 전부터 인터넷과 TV를 결합한 신개념의 TV를 준비해 왔다”며 “TV 기술과 제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부문이 준비됐기 때문에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이폰은 혼자 몰입하고 능동적으로 쓰는 제품이지만 TV는 다수가 다소 수동적으로 즐기는 제품으로 서로 가는 길이 다르다”며 “스마트TV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파괴력이 컸을 경우를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를 비롯한 가전제품에 독자적인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bada)’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개방형 앱스토어인 ‘삼성 앱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LG전자도 스마트TV에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체 플랫폼이 없는 만큼 안드로이드 기반의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이후에 나오는 고급 디지털TV는 대부분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채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올 가을부터 소니 브라비아TV에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올린 첫 구글TV가 전자제품양판점 베스트바이를 통해 팔리게 된다. 스트링어 소니 회장은 “시청자들은 독보적인 디자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소니 인터넷TV로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과 커뮤니케이션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TV에 이어 등장할 애플 아이TV의 위력도 관심거리다. 안드로이드라는 운용체제(OS)를 제공하는 구글의 역할과 달리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 제품을 앞세워 이미 시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휴대폰 시장에서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의 스마트폰 공습에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구글과 애플이 TV 산업에 끼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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