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전자대국을 향하여]<2부>디스플레이 2.0 시대를 연다 (6)터치스크린 기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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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9일은 IT 시장의 새로운 역사가 열린 날로 기억될 것이다. 바로 전 세계인의 ‘손맛’을 사로잡은 애플 ‘아이폰(iPhone)’이 처음 등장한 날이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 유통 모델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기술적으로는 터치스크린이라는 새로운 유저인터페이스(UI)가 본격 태동하는 계기가 된 제품이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 터치스크린은 휴대폰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았다. 올해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터치폰의 비중은 4억5000만대로 35%에 달할 전망이다. 2007년 3%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3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터치스크린이 휴대폰을 넘어 노트북·모니터 등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로 확산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에 LCD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망라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기술 개발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광(光)터치 방식의 21.5인치 모니터용 패널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LCD 패널의 모서리 세 곳에 적외선(IR) 센서를 장착, 펜이나 손가락 등 터치 입력 도구를 촬영하듯 인식하는 방식이다. 특히 광터치 방식은 멀티터치가 용이하고 적은 비용 증가로 대형 패널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인재 LG디스플레이 부사장(CTO)은 “터치 패널 시장이 확대되는 데 터치 정확도 등 성능 개선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광터치 방식은 화면 밝기나 색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고 수준의 터치 성능을 실현함으로써 시장의 요구에 정확히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부터 이 제품을 본격 양산, 터치스크린 모니터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터치스크린 기술 및 제품 개발 경쟁에 본격 나선 배경은 IT 기기 시장에서 터치스크린이 본격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윈도7’ 출시 효과에 힘입은 바가 크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터치스크린 PC 시장 규모는 올해 650만대로 지난해(230만대)보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박정준 JP모건 상무는 “장기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IT 제품이 터치 기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가 터치 UI에 익숙해지고 기술 발전으로 대형 패널에 터치 기능을 접목하는 비용이 줄어드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IT 제품의 터치 기능 접목은 넷북과 미니노트북을 시작으로 모니터, 올인원 PC에 이어 30인치 이상 TV 등 대형 패널로 확산할 전망이다. 특히 손가락 등 한 개의 입력 도구만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 멀티 터치 기능을 접목하는 것이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터치스크린은 디스플레이가 사용자와 교감하는 실감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뉴 LCD’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터치 기반의 상호 교감형(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를 지목한 것도 이 같은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모든 디스플레이에 터치스크린패널(TSP)이 접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의 터치스크린 기술이 싱글 터치 위주의 저항막 방식과 높은 제조 비용이라는 단점을 가졌지만 향후에는 이 같은 단점이 속속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최환영 삼성전자 상무(LCD연구소)는 “터치스크린 패널의 기술적 진화는 부드러운 터치감과 멀티터치를 구현함과 동시에 빠른 반응 속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입력 소프트웨어와 터치 기반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급증하는 것도 터치스크린이 확산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치스크린 패널 제조 방식도 진화를 거듭할 전망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터치스크린 제조 기술은 디스플레이 위에 별도의 터치 패널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위에 터치 패널을 직접 증착시키는 온 셀(On Cell) 방식에 이어 궁극적으로는 디스플레이 패널 안에 터치 기능을 내재화하는 인 셀(In Cell) 방식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이 같은 터치 패널 내재화는 휴대폰과 모니터 등 세트 제품을 더욱 얇게 만들고, 디스플레이 위에 덧붙이는 패널을 없애 더욱 선명한 화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술이다. 특히 온 셀 방식은 휴대폰에서는 이미 구현되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AM OLED 패널에 온 셀 방식으로 터치 기능을 구현한 ‘슈퍼 아몰레드’를 올해 2000만개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기존 AM OLED 터치 패널보다 화질을 5배 이상 개선해 ‘선명하게 보고 터치하는’ 휴대폰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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