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IT업체들이 직상장 또는 우회상장을 통해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상장할 수 있는 방법이 추가됐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상장이다. 우회상장의 반대형태인 스팩은 이미 상장된 기업을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해 상장하는 우회상장과 달리 주식시장에 페이퍼컴퍼니를 상장해 놓고 기업을 인수합병해 피인수기업의 사업수익 또는 투자수익 등을 거두어 들이는 형태다. 대우·미래에셋·현대증권 등이 스팩을 상장하고 본격적으로 인수회사 물색에 들어간 가운데 스팩이 중소IT업체의 상장 젖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스팩은 사업계획서에서 언급한 녹색성장 및 신성장동력, 첨단융합 사업 등 성장 유망 분야를 인수대상사업분야로 꼽고 있다. 특히 녹색기업에 편중되다시피 하고 있는데 이는 합병 후 주가 때문이다.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할 경우 스팩 자체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어 우량기업을 인수대상으로 선정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팩관련 담당자들은 향후 상장 후 주가 추이를 고려, 투자자들에게 각광받는 분야를 선정해야 하는 만큼 차별화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구상모 현대증권 부장은 “인수 후 추가수익률 등을 고려할 때 신성장산업분야의 녹색기업 등이 주 인수대상업체가 될 것”이라며 “IT기업 등도 성장성을 고려할 때 인수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회상장은 회사인수시 상장된 인수기업의 부실을 안고 가야하는 위험이 있지만 스팩은 상장을 해놓고 피인수기업을 물색하기 때문에 견실한 기업을 인수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때문에 재무구조 및 장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IT업체도 주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의 경우 2003년부터 스팩이 활성화되기 시작해 2008년 9월 기준으로 전체 IPO 건수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스팩과 합병을 통한 상장으로 상장비용 절감 및 소요시간 단축 등 부담 최소화가 가능해 우리나라 중소IT업체들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홍 미래에셋 제1호 기업인수목적회사 대표는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털은 IPO 외에도 자금회수 방안이 하나 추가된 셈이어서 기대감이 매우 크다”며 “또 피 합병기업 입장에서도 시황에 덜 노출돼 리스크를 줄이고, 상장비용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스팩은 인수대상업종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일부 기업이 스팩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면서 악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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