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콘텐츠 및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시장은 현재 규모는 작지만 아시아 신흥시장의 비음성 부문 수익과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분야에 진지하게 주목하고 필요한 재원을 투자하는 신흥시장 사업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과연 이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 오범은 이들 시장에서 미래의 모바일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시장 발전을 결정할 중심 이슈들은 △콘텐츠 가치사슬의 발전 △적합한 디바이스의 가용성 △네트워크 커버리지, 수용력 및 대역폭 △활용능력 및 시장발전과 관련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콘텐츠 서비스 및 응용프로그램 △사용자 수요 및 가격 적정성이라는 여섯 가지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에는 첫 번째 이슈인 모바일 콘텐츠 가치사슬의 발전만 다룬다.
#유선보다 무선의 힘이 센 신흥시장 현재 신흥시장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콘텐츠 전송 및 자사 포털을 이용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구매 등 관련 시장을 주도하면서 가치사슬 내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많은 이통 사업자들은 이제 콘텐츠 수집, 앱스토어, 개발자들과 다른 제 3자를 위한 스마트 이네이블러(Enabler) 서비스 영역 등으로 역할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통 사업자들 이외의 다른 시장 참여자들도 콘텐츠 가치사슬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갈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의 모바일 콘텐츠 관련 사업자들은 선진시장 사업자들에 비해 대체로 더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다음과 같은 요인들 때문인데, 이 요인들은 서로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먼저 유선 광대역 인터넷이나 PC 보급률에 비해 이동통신 보급률이 높다. 이 때문에 통신시장이 모바일 사업자에 의해 주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금융 및 지불 서비스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모바일 관련 사업자들의 대금 청구 능력은 여러 사업 영역에서 필요성이 크다. 앞으로 모바일 현금 서비스의 확대로 이 분야에서 모바일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의 모바일 사업자들은 시장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다 폭넓은 영향력을 미치는 강력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대체로 온라인 사업자들이나 단말 제조사들이 부유한 중산층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유선 광대역 인터넷과 PC 보급률이 낮은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구글 같은 유명 사업자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브랜드의 지위와 힘은 콘텐츠 가치사슬에서 강력한 판매 채널, 특히 앱스토어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콘텐츠 수익 분배 협상에서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신흥시장에는 기본 콘텐츠 이외의 지역적인 콘텐츠가 많지 않지만, 그래도 모바일 사업자들은 콘텐츠 가치사슬의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이와 같은 콘텐츠를 공급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국제적으로 제공되는 온라인·모바일 콘텐츠는 영어로 되어 있고 서구의 기호에 맞게 제작되며, 단말 제조사들이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의 경우도 유사하다. 하지만 역내 이통사들과 콘텐츠 공급사들이 제공하는 모바일 콘텐츠는 보다 지역적인 면을 반영하고 있다. 모바일 사업자들은 대체로 폐쇄(walled-garden) 원칙에 따라 내부 포털을 통해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구매하도록 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런 폐쇄적인 방식은 선진시장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단말 제조사 앱스토어의 영향력은 미미할 것 선진시장에서는 단말 제조사의 판매 앱스토어들이 혜성과 같이 빠르게 부상했고, 이 제조사들은 이제 신흥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인도와 중국에서 서비스 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굳건하게 신흥시장에 뿌리를 내릴지, 가치사슬에서 모바일 사업자들의 위치를 얼마나 위협할지는 아직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오범은 단말 제조사의 앱스토어들이 현재 선진시장에서 보인 것과 같은 큰 영향력을 신흥시장에서도 나타낼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신흥시장의 모바일 사업자들이 선진시장의 사업자들에 비해 더 강력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단말 제조사의 판매 앱스토어들은 대체로 중간급 및 고기능 스마트폰과 연관되어 있다. 이런 스마트폰은 신흥시장에서 보급률이 낮고 대부분 부유한 중산층에 의해 제한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5년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단말 제조사들은 콘텐츠에 대한 야심을 앱스토어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있다. 많은 업체들은 대중시장에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포괄적인 계획들을 갖고 있다. 일부 제조사들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매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 중에는 노키아 라이프 툴(Nokia Life Tools) 서비스처럼 대중시장 보급용 휴대폰에 유틸리티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 노키아 라이프 툴 서비스는 해당국 언어로 주요 작물에 대한 지역시장 정보 등을 알려준다.
#현재의 수익분배 방식이 콘텐츠 혁신 방해할 것 신흥시장의 모바일 사업자들은 선진시장의 사업자들에 비해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매출에서 더 높은 비율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신흥시장 사업자들은 보통 50%의 수익을 차지한다. 콘텐츠 개발자들은 콘텐츠 수집 및 기술 지원 문제가 추가될 경우 더욱 적은 수익을 얻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콘텐츠 개발자와 사업자 간의 분배 비율 기준이 70 대 30으로 굳어져가고 있는 선진시장의 경우와 대조를 이룬다.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켓플레이스 등은 모두 이 원칙 아래 수익을 배분하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콘텐츠 개발자들에게 불리한 조건이 주어지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미친다. 개발자들이 강력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인센티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현재의 수익분배 방식이 차차 콘텐츠 개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모바일 사업자들은 점점 더 데이터 전송 수익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콘텐츠 담당자들의 협력을 필요로 하게 되고, 그러면 불균형적인 수익분배 방식을 더 이상 고수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신흥시장에서 단말 제조사의 앱스토어는 업무를 개시하면서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더 나은 수익비율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연쇄 효과를 낳을 것이며 판매업체를 새로 개점하는 모바일 사업자들은 최소한 보다 균등한 수익분배 조건을 제시하거나 아니면 개발업체들이 단말 제조사 앱스토어로 빠져나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네이선 벌리 오범 아시아·태평양팀 애널리스트 nathan.burley@ov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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