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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2.0시대] <1부-7>기획·개발 첫걸음부터 `국내용 마인드` 지워라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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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2.0시대] <1부-7>기획·개발 첫걸음부터 `국내용 마인드` 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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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의 세계에는 지구라는 단 하나의 사업 마당이 존재한다.”
 지난해 1000만달러 수출 실적을 달성한 이선주 인피니트헬스케어 사장의 말이다. SW만큼 지역이나 인종, 문화에 구애받지 않는 제품도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구글의 검색 서비스 등은 이미 만국 공용제품이다.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SW는 언제든지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다.
 융합 SW가 각광받는 SW 2.0시대에도 마찬가지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 등 유수의 휴대폰업체 운용체계로 채택돼 순식간에 지구촌 곳곳으로 퍼진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지구는 더욱 평평하고 좁아진 상태다. 특히 SW는 유무선 인터넷망을 타고 빛의 속도로 유통된다. 이제 전 세계 어떤 SW기업이든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이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글로벌 스타기업’ 육성이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도 최근 SW강국 전략을 발표하고 ‘월드 베스트 SW’ 육성에 1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업체들도 하나같이 해외 진출을 벼르고 있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국내 스타’도 없는 현실=한국SW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SW업체는 2008년 기준으로 8904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은 대기업 IT서비스업체를 합쳐도 262개에 불과하다. 국내 SW업체는 여전히 ‘국내용’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 보니 ‘글로벌 스타’를 운운하면 ‘국내 스타도 없는데 무슨 글로벌이냐’는 자조섞인 반문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을 통해 혁혁한 수출 실적을 올리는 기업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순수 SW업체로는 처음으로 1000만달러 수출 금자탑을 이룬 인피니트헬스케어가 대표적이다. 알서포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웹 기반 원격 지원 SW 시장에서 34%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일경영자협의회, 한·미경영자협의회 등 글로벌 비즈니스에 눈을 뜬 기업들이 의기투합해 조직적인 수출 전략도 그리기 시작했다.
 ◇과감한 도전이 아쉽다=그래도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한국 기업들은 아직 후발주자다. 경험이나 노하우에서 한참 뒤져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글로벌 M&A’와 같은 다소 도발적인 도전에 나서는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ABC부터 하나씩 밟아 가기에는 시장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김진형 KAIST 교수는 “MS, 구글, IBM 등 세계적인 SW업체도 과감한 M&A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해왔고, 이 같은 M&A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국내 업체도 해외 기업을 적극 인수합병하는 전략을 펼쳐야 글로벌 기업에 도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M&A는 이미 온라인게임에서 효과를 보기도 했다. 온라인게임 ‘아이온’으로 북미 게임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한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는 2002년 미국 게임업체 아레나넷을 인수해 만든 ‘길드워’로 600만 게임이용자를 확보하며 두터운 북미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최근 인프라웨어·투비소프트·인피니트헬스케어 등 주요 SW업체가 글로벌 M&A까지 염두에 두고 자금 확보(펀딩)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제품 라인업·브랜드 파워 등 현재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파트너를 제대로 잡으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지 시장 정보를 현지 기업만큼 잘 알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글로벌 M&A는 매력적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만 생각하자=SW 기획·개발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에 염두에 두는 비즈니스 태도 변화도 급선무다. 개발하려는 제품의 SWOT분석도 국내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렇게 준비하다 보면 당연히 개발 프로세스, 마케팅, 서비스 등 일련의 업무가 자연스럽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인재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뽑고 키워갈 수 있다.
 SW산업과 비슷하지만 유독 글로벌 비즈니스에 강한 게임업계는 벤치마킹 1호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한 한국 온라인게임은 내수 시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됐지만, 애당초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 관행이 업계에 뿌리내리면서 강해진 경우다.
 웬만한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하나의 게임을 만들 때부터 수출을 당연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포함시킨다. 대작은 아예 미국·중국 등에 동시 서비스를 위한 ‘번역 작업’을 병행해 개발에 나설 정도다.
 온라인게임업체 갤럭시게이트 홍문철 사장은 “제대로 된 온라인게임은 개발비가 수십억원인 것이 예사지만 글로벌 기획이 잘되면 개발비의 대부분을 수출 라이선스 로열티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타기업’을 향한 도전은 이제 해묵은 과제기도 하다. 하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한 실천력이 담보되지 않거나, 기업인들의 인식이 뼛속까지 바뀌지 않는 이상 과제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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