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자체 전자책(e북) 포맷을 고수하는 가운데 애플이 e북 호환성 문제에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머큐리뉴스는 16일 애플이 지난달 발표한 태블릿PC ‘아이북’에서 주요 e북 업체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어도비의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소프트웨어가 아닌 자체 DRM 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e북 업계는 대표 업체들이 모인 국제디지털출판포럼(IDPF)에서 사실상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e퍼브(EPUB)’ 포맷을 제안하면서 합의점을 찾은 듯 보였다. 또 e북 콘텐츠 저작권 관리를 위해서는 어도비의 DRM을 사용하기로 잠정 동의했다. 아직까지 아마존이 자체 문서 포맷을 사용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바꿀 것으로 기대돼 왔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주요 애플리케이션으로 소개한 e북 콘텐츠 마켓이자 플랫폼인 ‘아이북’에서 배타적인 DRM 체계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다시 한 번 e북 호환성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e북 포맷으로 e퍼브를 사용하더라도 DRM이 같지 않으면 문서가 호환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아이북에서 구입한 책을 반스앤드노블의 ‘누크’나 소니 ‘리더’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다른 e북 콘텐츠 마켓에서 산 e북도 아이북스에서 읽을 수 없게 된다. 애플은 이미 음악과 영화 분야에서 자신들의 플랫폼 안에서만 재생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e북 업계에서도 주요 업체로 부상해 e북 콘텐츠 호환성 확보에 반기를 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아마존이 단독 e북 포맷인 ‘aws’를 고수하면서 업계의 압박을 받아왔지만 아이패드와 아이북의 등장으로 아마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애플로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기술표준원 주도 아래 e북 표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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