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국가 재정악화에 따른 유럽발 금융위기가 이번 주 역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안을 집행위와 회원국이 받아줄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회의에서 국제통화금융(IMF) 구제금융 신청 등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과에 따라 각 국의 증시가 함께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는 일단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하면서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증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겠다. 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 3주 연속 하락하며 두달 만에 1600선을 내줬다. 주 초반 반등에 나섰지만 미국의 예상밖 고용 침체,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증시를 뒤덮으면서 코스피 역시 급락 마감했다. 미국의 고용 부진, 유럽의 재정 문제가 새로운 악재가 아니라는 면에서 전문가들은 이를 투자심리 위축으로 진단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9년엔 금융위기가 치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면 올해는 금융위기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특히 고용시장의 회복과 재정 문제는 특성상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융시장에는 당분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거운 문제들로 투자심리가 가라앉으면서 당분간 증시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이 경우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낙폭 과대 우량주 중심으로 매매 대상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 다만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코스피 1570선은 주가수익배율(PER) 기준 9.0배 수준에 해당돼 저가 매력이 더 이상의 하락은 막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금요일(현지시각) 다우존스지수 역시 마감을 앞두고 낙폭 과대 인식으로 반등해 1만선을 지키면서 국내 증시가 추가 급락할 여지를 줄였다. 급락 이후 반등을 시도했던 코스닥 역시 주 후반 다시 500선을 밑돌며 급락했다. 심리적 지지선인 500선이 또한번 무너지면서 추가 하락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당분간 대외 악재가 지수 반등을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시장이 불안한 만큼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옵션만기일에도 주목해야겠다. 통화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중국의 긴축 정책과 함께 글로벌 출구전략이 화두가 되면서 금통위에서 나올 발언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유럽의 재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같은 날 예정된 비공식 유럽정상회의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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