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국가 예산으로 추진한 연구개발(R&D) 성과물이 세계 평균 수준을 넘어선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국가 R&D 성과물은 해마다 늘었지만 논문의 질적 수준은 최근 3년간 세계 수준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원장 이준승)이 지난 2008년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은 R&D 사업 성과로 도출된 과학인용색인(SCI) 논문 1만6823편을 분석, 평가한 결과다. 이번 평가에는 질적 지표인 ‘상대적 순위보정지수’를 처음 도입해 국제적인 상대 비교를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대적 순위보정지수가 1.0이면 세계 평균 수준이다. 평가 결과, 대학의 경우 SCI논문의 상대적 순위보정지수는 KAIST(1.062), 포항공대(1.054), 이화여대(1.048), 광주과기원(1.029) 순이었다. 세계 평균 수준을 넘긴 곳은 총 7곳이다. 출연연 중에서는 천문연(1.098)과 기초과학지원연(1.035)만이 합격점을 받았다. 또 연도별로 상대적 순위보정지수를 살펴보면 지난 2006년 0.943, 2007년 0.941, 2008년 0.935로 해마다 세계 수준과 격차가 벌어졌다. 피인용도 분석이 가능한 미국에 등록된 국가별 특허를 분석한 결과도 한국의 성적이 미국·일본·대만 등 경쟁국에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가 등록된 이후 다른 특허들에 인용된 횟수인 국가별 상대적 피인용도는 한국의 국가 R&D가 0.54로, 미국 1.21, 일본 0.85, 대만 0.88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용정 KISTEP 부연구위원은 “세계 전체 논문을 대상으로 국가별로 질적 수준을 첫 비교한 평가 결과”라며 “해외 수준은 꾸준히 향상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수년간 성과가 정체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7년에 비해 국가 R&D를 통한 SCI논문 편수는 양적으로 2008년에 21.1%나 증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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