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차세대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증권사도 있지만,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미래의 과제로 놓고 고민하는 증권사도 많다. 앞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하는 증권사는 앞서 사업을 진행한 대형증권사에 비해 인력이나 예산 등 자원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편이다. 하지만 이들이 차세대 사업 추진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 바로, 선행 주자들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보다 합리적인 사업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빅뱅과 인하우스(In-House) 방식으로 진행된 대형 증권사의 차세대 경험을 바탕으로 패키지 및 참조모델 방식을 적절하게 결합할 경우 훨씬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도 더 짧은 기간에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증권 차세대 프로젝트의 반성=지난 2∼3년 동안 주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진행된 증권사 차세대 프로젝트는 대부분 정보전략계획(ISP) 수립, 프로세스혁신(PI), 차세대 준비 프로젝트 등을 수행한 이후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수행 기간으로 보면 2년 6개월∼3년 정도였고, 전체 비즈니스 범위를 대상으로 한 빅뱅 방식으로 300억∼500억원 정도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들은 대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별도 비즈니스 지원 조직을 구성했고, 현업 투입 인력들 역시 독자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방향성 및 모델을 정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추진한 차세대 프로젝트도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오픈 일정이 지연되거나, 오픈 후에도 품질에 대한 현업 및 고객의 불만이 표출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증권사의 IT 및 현업 담당자들은 현행 시스템을 그냥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런 점에서 증권사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보다 여러 가지 자원이 부족한 여건에서 차세대 프로젝트를 제대로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경쟁력 있는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개발 기간과 예산, 증권업종의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우수한 인력의 확보, 현업들의 적극적 참여 등이 필요한데, 이 중 어느 하나도 싶지 않다. 더구나 자체 운영 인력도 부족하고, 원장이관 정도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없어 관리 역량도 부족하다.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추진된 1차 차세대 프로젝트와 향후 추진될 2차 차세대 프로젝트의 여건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예산과 인력 등 절대적으로 부족=프로젝트 예산 측면에서 보면 1차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한 대형 증권사들의 자본총액은 평균 1조6000억원대다. 차세대시스템의 평균 사업비를 300억원 정도로 봤을 때 자본금 대비 차세대 사업의 예산 비중은 평균 1.8% 정도이다. 그러나 아직 차세대를 진행하지 않은 증권사들의 평균 자본금은 4400억원이며, 이중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면 평균 자본금이 2400억원대로 떨어진다. 평균 사업비를 300억원으로 잡을 때 자본금 대비 차세대 프로젝트의 예산 비율은 평균 12%에 이른다. 이 정도 예산이라면 해당 증권사의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점에서 차세대 프로젝트의 경제적 수행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력 측면에서 보면 차세대 사업 전체 범위를 인하우스 방식으로 개발한 증권사의 IT인력은 아웃소싱 인력을 포함하여 평균 126명으로 파악됐다. 운영과 개발을 동시에 수행하고 비즈니스 및 IT 요건을 적시에 제시하고 검토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IT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차세대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증권사의 IT 인력은 아웃소싱을 포함해 평균 27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의 인력을 제외하면 평균 19명 수준이다. 차세대 프로젝트에 투입해야 할 IT 인력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 30명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 IT인력이 30명 이하인 증권사가 총 13개로 독자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절대 인력 규모에서 현저하게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업 인력의 참여도 차세대 사업의 추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차세대시스템에 반영해야 할 비즈니스 요건은 회사 규모에 따른 차이가 별로 없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증권사라 해도 대형 증권사가 수행한 차세대 프로젝트의 비즈니스 범위를 대부분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제를 지원할 수 있는 현업 인력은 회사의 규모에 비례해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일정 측면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ISP, PI, 비즈니스 모델링, 준비 프로젝트부터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까지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2년6개월에서 3년이 소요된다. 하지만 경영진들은 전략적으로 단기간에 시스템을 구축해, 예산을 절약하기를 원하므로 주어지는 기간은 보통 15∼18개월 정도이다. 예산과 인력의 부족에 더해 시간적 한계라는 제약 요인이 더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패키지 활용 방식 적극 검토해야=이런 대안의 하나로 많이 거론되는 것이 패키지 활용 방식이다. 이 방식은 한 발 앞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증권사의 차세대시스템 중 향후 차세대 사업을 추진할 증권사가 필요로 하는 업무 범위 및 비즈니스 요건을 충족하는 우수한 시스템을 도입해 일부는 커스터마이징(일부 개발/변경)하고, 일부는 기존 시스템을 연계해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패키지는 원래 제품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증권사마다 도입 패키지보다 경쟁력이 있는 사업 부분이 있고, 내부 프로세스의 차이도 있어서 부득이하게 변경의 필요성이 발생한다. 그러나 커스터마이징의 비율이 일정 수준(약 20%)을 넘어서면, 인하우스 방식과 비슷한 정도의 개발 부담이 발생한다. 이럴 경우 패키지 방식의 장점인 경제성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프로그램의 품질도 떨어지기 쉽다. 증권 패키지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의 장점으로는 △비즈니스 베스트 프랙티스를 확보할 수 있고 △검증된 산출물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현업의 요구사항을 구체화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의 안정성과 품질 확보에 따른 부담감이 적으며 △인하우스 개발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절감되며 △기간 단축 및 개발 부담 감소를 들 수 있다. 먼저, 증권 베스트 프랙티스의 사례로 다른 증권사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얻었던 결과물인 자본시장법 관련 업무 요건, 선진 비즈니스 전략 및 비즈니스 요건, 차세대 기술요소 등을 들 수 있다. 또 산출물로는 화면, 기존 요구사항 정의서 등이 있다. 이들 산출물을 현업에게 제시, 현업의 요구사항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품질이 검증된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 운영 산출물 나아가 차세대 기술 요소가 반영되어 검증된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어 시스템의 안정성, 유연성, 유지보수성, 수행성 등의 고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검증된 산출물을 기준으로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만 노력과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인하우스 개발 대비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또 검증된 산출물을 기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므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보완 작업 위주로 작업을 추진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인하우스 개발 방식에 비해 프로젝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패키지 활용 방식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전체 공정의 산출물을 확보해야 하며, 부가적으로 패키지의 새로운 개념 전달 및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 지침서 및 교육 교재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 분석 산출물은 사용자 요구사항 정의서, 데이터 주제영역 정의서, 개념 데이터 모델, 논리 데이터 모델, 업무 기능 분해도, 프로세스 모델 등으로 구성된다. 설계 산출물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정의서, 프로그램 목록, 프로그램 사양서 등으로 구성된다. 구현 산출물인 소스코드는 온라인 프로그램, 뱃치 프로그램 등 전체 프로그램 소스로 구성된다. 교육 산출물은 증권 업무 지침서, 시스템 사용자 지침서, 교육 교재, 증권 규정 등으로 구성된다. 기타 산출물로는 아키텍처 정의서, 테스트 시나리오, 과제 정의서, 데이터 매핑 정의서(원장 이관사인 경우)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산출물은 방법론과 표준을 최대한 준수한 산출물로 구성돼야 효과가 크다. ◇패키지, 어떻게 검증해야 하나=차세대 증권 패키지의 검증은 패키지가 고객사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전략과 부합하는지의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대응 방안을 수립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절차이다. 검증 항목으로는 베스트 프랙티스의 적합성, 구축 비용의 절감, 구축 위험 회피 등이 있다. 베스트 프랙티스의 적합성 검증에서는 먼저 해당 패키지가 여러 증권사의 프로젝트를 통해 정제된 것인지 확인한다. 둘째, 증권사마다 경영전략의 방향이 다를 수 있으므로 경영전략과의 일치 여부를 판단한다. 셋째, 증권사의 전체 업무 범위를 지원할 수 있는지, 업무 커버리지를 확인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신규 개발 범위와 변경 가능 영역을 판단하게 된다. 넷째, 기능 만족도를 점검하는데, 실제 환경에서 모든 기능들이 제대로 구동되는지 여부를 증권사 전체 업무를 대상으로 확인한다. 이를 통해 기능 추가 및 변경이 필요한 업무의 범위를 정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패키지의 커스터마이징 비율이 기준치(최대 20%)를 넘는지 확인한다. 커스터마이징 비율이 기준치를 넘게 되면 패키지 도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구축 비용의 절감에서는 첫째, 패키지의 구성요소가 모두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산출물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구축 공수가 증가할 수 있다. 둘째, 시스템 유연성의 확보 여부를 점검한다. 패키지의 데이터 모델 및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등이 수정·신규 요건에 따른 유연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 개발 및 운영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구축 위험의 회피를 위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패키지의 산출물 품질이 우수한지 확인한다. 품질 만족도는 필수 산출물의 존재 여부 및 산출물들의 표준 준수도와 정합성 수준을 확인한다. 둘째, 패키지 전문가가 질과 양 두 측면에서 얼마나 확보됐는지 확인한다. 패키지의 전략 방향성, 전체 기능 설명 및 수정·신규 요건에 따른 영향도 분석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업무별 패키지 전문가가 충분히 확보돼야 원활한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하다. 셋째, 교육교재의 품질이 우수한지 확인한다. 패키지 개발 방식의 특성상 분석·설계를 위해서는 현업에게 비즈니스 방향성 및 기능 교육을 실시해 그 결과로 요구사항을 도출하고 정의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 교재의 품질에 따라 요구사항의 정의 기간 및 명확성이 결정되므로 잘 정리된 교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패키지의 지적재산권에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한다. 만일 제안 업체가 패키지의 지적재산권을 가지지 않고 무단으로 지적재산권을 행사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업체를 선정하기 전에 이 문제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패키지 검증을 통해 향후 신규 개발 부분과 변경 부분 등을 파악해서 전체 추진 일정 및 예산 등을 판단하게 된다. 현업이 패키지의 성능과 적합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실제 프로젝트에 착수한 이후 어려움이 생기기 쉽다. 그러므로 패키지의 검증은 경험이 부족한 자체 인력에게만 맡기지 말고, 외부 아키텍처 전문가(BA, DA, AA, TA)와 함께 철저한 검증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패키지의 활용에서 고려할 사항=차세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현업의 마음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업 담당자는 차세대 프로젝트에 전념하지 못하고, 원래의 담당 업무를 수행하면서 부가적으로 차세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해 현업 담당자가 업무 성취감과 만족도를 높이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화면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현업 담당자에게 기존 시스템과 패키지의 차이점을 빠른 시간에 이해시키고, 신속하게 요구 사항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작동하는 화면을 설치해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용된 시스템의 기능 등을 직접 보면서 검토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둘째, 현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은 패키지를 제공한 증권사의 현업 담당자와 차세대 전략 및 모델링을 수행한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개발에 참여한 업체는 차세대 전략 방향성 및 비즈니스의 이해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셋째, 변화관리를 초반부터 강화해야 한다. 초반에 현업의 이해도를 높여 패키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패키지를 도입하는 목적이 결국 베스트 프랙티스의 적용이므로 패키지에 반영되어 있는 프로세스를 도입 증권사에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프로세스의 도입으로 기존 규칙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고, 상황에 따라 조직의 변경도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현업이 저항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 변화관리를 초반부터 강화해야 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 투이컨설팅 이호재 상무/IB팀장(hjlee@2e.co.kr) 차세대 IB 시스템 분야의 전문가로 차세대 PMO, ISP, 데이터 모델링, 프로세스 모델링, 방법론, EA 등 다양한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PM과 수석 아키텍트로 활동하고 있다. 증권 최초로 증권 참조모델을 개발해 증권 차세대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대표적인 수행 프로젝트로는 NH투자증권 차세대 PMO, 신영증권 차세대 PMO, 신영증권 IB모델링, 신영증권 차세대 ISP, 대우증권 CRM, 굿모닝신한증권 상품 팩토리, 메리츠증권 차세대 모델링, 메리츠증권 차세대 ISP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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