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그림이 과학교육도시에다가 IT서비스·SW·디자인 등 IT업종과 녹색 산업 분야 유치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과학교육도시로는 기존 16개 출연연구기관과 6개 연구소, 그리고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가 확정될 경우 기초과학연구원 (3천명), 중이온가속기연구소(300∼400명), 대형연구시설 및 장비 등 비교적 많은 인력 유입이 가능하지만 자족 기능 측면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유치해 이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타 지역 경제자유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로부터 기업 빼내가기라는 반발에 부딪치자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 업종이 새로 성장하는 녹색산업부문과 IT서비스·SW· 디자인 부문을 전략적 유치 종목으로 내세웠다. ‘고용창출이 없는 산업’으로 찍혔던 MB정부의 IT산업이 세종시 해법의 총대를 메게 됐다. IT서비스와 SW산업을 묶는 ‘소프트웨어’ 클러스터 육성안이 그것이다. 정부가 IT서비스 분야, SW, 디자인 등을 우선 유치순위로 올려놓은 것은 이 업종이 제조업에 비해 더 많은 인력창출효과를 내면서도 전혀 공해가 발생하지 않는 서비스 업종이라는 점이다. 지난 2007년 거의 비슷한 100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던 삼성전자와 IBM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 전 세계 직원이 17만명 수준인 데 비해 IT서비스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IBM은 2배에 이르는 36만명에 육박한다. 현대 건설의 매출 절반에도 못미치는 삼성SDS 직원수는 현대 건설의 2배를 넘는 8000여명 수준이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3대 IT서비스 기업들이 세종시에 내려온다고 가정하면 2만여명의 직접 인력과 협력업체 포함 최대 4만∼5만여명의 인력을 유치할 수 있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20여만에 이르는 수치다. 정부는 이들 업종 유치를 위해 본사 이전 시에는 입지·투자·고용·교육훈련 등 보조금을 지원하고, 국세를 이전 후 7년간 100% 감면, 지방세 8년간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실효성은 크게 떨어진다. 정부는 녹색기업과 녹색기술 테스트 베드, 기술집약형 지식산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들이 타 산업과의 융합을 주도하는 산업이어서 고객사가 밀집한 수도권을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기업’의 서러움을 아는 IT서비스나 SW, 디자인 기업들이 수도권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IT서비스산업협회 채효근 실장은 “세종시 논란이 벌어지기 이전에도 정부와 IT서비스 업계가 세종시에 원격개발센터 등을 구축하는 형태로 유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후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IT서비스 업계에서는 원격지 개발에 대해 전면적으로 허용된 후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와 같이 고객 사이트에 가서 직접 개발하는 온 사이트 개발이 고수되면 고객들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을 벗어날 수 없지만 원격개발센터에서 고객 시스템을 개발하는 원격지 개발에 대해 정부가 전면적으로 유도할 경우 세종시 본사 혹은 원격개발센터 이전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미 적지 않은 IT서비스 및 SW기업들이 판교 테크노밸리와 그 인근 등으로 사옥을 이전할 계획이어서 판교지역 공동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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