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의 질주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D램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조정없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고, 반도체 경기의 사이클이 이제 막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트렌드의 최대 수혜자가 한국업체가 될 것이란 점에서 국내 반도체 주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부탁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반도체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9월 DDR2램(1GB) 현물 가격이 1년 1개월만에 2달러에 진입한데 이어 지난 6일에는 DDR3램(1GB)의 현물 가격이 처음으로 3달러를 돌파했다. 너무 올랐다는 지적도 있지만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는 공급 부족으로 DDR2램 역시 조만간 3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같은 상승 추세에 시장의 관심은 D램 세계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쏠린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 주에 긍정적인 견해를 전했다. 우선 D램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때 원가에도 턱없이 못 미쳤던 D램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올해 3분기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깜짝 실적을 냈고 4분기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수급도 좋다. 지난 2년 간 이른바 ‘치킨 게임’으로 반도체 업체들의 시설 투자가 지연돼 단기적으로 공급량을 크게 늘리기 어운 상황이다. 반면 윈도7과 네할렘(인텔의 새로운 CPU 아키텍처) PC가 본격 보급되면서 D램 수요는 탄탄하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을 확인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대만업체들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쟁력을 따라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적인 분석도 흥미롭다. 이승우 연구원은 현재의 상승 추세를 반도체 업황 장기 상승 사이클의 초입으로 진단했다. 반도체 산업이 1995년 최대 호황을 경험했을 때 4년 성장, 3년 하락 후 2년 반등의 추세를 보였는데 2003년 후 비슷한 사이클이 출현했다는 분석이다. ‘4-3-2 사이클’을 적용하면 현재는 2년 반등이 시작하는 시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가 지난해 연말 대비 크게 상승했지만 더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물론 가파르게 오른 반도체 가격이 조정을 앞두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반도체 주를 주목하는데는 이견이 없었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설사 D램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2010년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이 연말 연초 반도체 공급과잉을 걱정하고 있지만 이같은 우려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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